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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80] 3천만의 정보 활용 정신

무엇이든 박강문............... 조회 수 1224 추천 수 0 2004.10.26 21: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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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가 3천만을 넘었다면 고령자와 갓난 아이 빼고는 거의 다 쓴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런데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한 것들은 집에 잘 배달된다. 대개 택배회사나 우체국을 통해 보내니까. 그런데 오프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가게 자체서 배달할 때는 상당히 귀찮을 수 있다.

전화가 온다. 휴대전화로 오면 “박강문입니다.”하고 받는다. “OOO 주문하셨죠?” “예.” “댁 위치가 어떻게 되요?” 이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심상치 않다. “정자 사거리 아십니까?” “아니요, 그게 어디 있는데요?” “아니, 같은 시내에 있는 가게면서... 그럼, 수내역 아시는지?” “수내역이 어디 있는데요?” “그럼, 롯데 백화점은 아십니까?” “롯대 백화점이 어느 쪽에 있는데요?” 내내 요령부득이다. 이렇게 저렇게 알려 주니, 하여튼 물건 싣고 떠난다고 한다.

얼마 있다 전화. “여기, 삼성플라자 근방인데요.” “그 길로 죽 조금만 더 오면 정자 사거리가 있고 아파트가 보입니다. 신호등 안 걸리면 금방입니다.” 그러고 나서 도착할 만한 시간이 한참 넘어 오는 전화. “여기 미금역 근방인데요.” “아이구, 이런...”

잘 알려진 아파트인데도 찾지 못하고 헤매면서, 어찌된 일인지 배달하는 이들이 지도 하나 없다. 무거운 지도 가지고 다니고 싶지 않으면 오기 전에 컴퓨터 켜고 ‘파란’에 들어가 꽤 잘 작성된 지도를 무료로 뽑을 수 있는데 그도 안한다.

인터넷 인구 3천만이면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이런 때다. 그럴싸하게 보이는 그 가게에 컴퓨터가 없나? 주인만 쓰나? 배달은 그저 배달꾼의 입과 귀와 눈에 맡겨 버리고? 차 연료 낭비, 시간 낭비는 생각 안하고? 서둘러 돌아가는 젊은 배달꾼을 보면서 내가 속으로 하는 말 - “정보 활용 정신이 있어야지.”

- 파인드올 200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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