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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solomoon의 1342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281 추천 수 0 2004.11.10 16: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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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제 꿈 속을 방문하신댔는데 제대로 찾아오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꿈을 꾸고 있을뿐 조금도 움직일수 없기에

마중을 나갈수 없지요.


당신이 제 꿈의 문앞을 서성이다 돌아가시면 어찌하나요.

얼마나 제게 오실 길이 막막하면 꿈을 택하셨을까.

세상엔 이루워질 수 없는 것들이 많아

그것들이 꿈을 이뤄 꿈 길은 복잡한데

어떻게 당신이 찾아오실지.


하지만 저를 잘 알고

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알고 계신 당신이므로

낮익은 길을 오듯 찾아오실지 모르겠네요.


오늘 밤 세상엔 휜 눈이 내린다는데 그 눈을 맞으며 오실건가요.

당신이 눈을 툭툭 털며 제 앞에 나타나시면 어찌할까요.

꿈 속에선 당신만이 자유롭고

저는 조금도 도망갈수 없으므로.


언제나 처럼 빨간 장미 스물 네송이를 들고 오실건가요.

꿈속에선 제가 해드릴 일이 하나도 없으므로

오늘저녁 오랫동안 선반 위에 올려 놓았던 꽃병을 내려

맑은 물을 채운 뒤 당신을 기다리렵니다.

병 속의 물이 고요히 꽃을 기다리듯...





살아있는 것들이 모두 잠든 이 시간에 나 홀로 남아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대 역시 외로이 홀로 잠든 이 시간에 나를 향해 꿈속에서 달려 오겠지요

나는 이렇게 그대에게 편지로 가고 그대는 이렇게 꿈속에서 오고,

남들도 모르게 이렇게 만납니다


그대는 내가 이렇게 멀리 있는 것이 심히 마음에 들지 않겠지요

그래서 가까워지기 더욱 힘들겠지요

그러나 정말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대여!

그대가 멀리 있음으로서 오히려 내 그대 향한 발길이 세찹니다

그대가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아주 쉽게 그대를 만나

아주 쉽게 사랑을 하고, 아주 쉽게 잊혀졌을 겁니다


그대는 그리움으로 그곳에 있고 나는 보고픔으로 이곳에 있어

그대 만나러 많은 길을 걸었습니다

걸어온 길 마디마디 수복히 쌓인 정,

어느 가을날 이 정을 모아 태우면 그윽한 낙엽타는 냄새가 날 것 이외다


우리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를 그리워하고 보고파하며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더러는 그대를 잊기도 했고

더러는 나를 잊기도 했고

그러나 지금껏 그대를 그대 하나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림에 애타는 기인 시간만큼 그 사랑 또한 더디 오는 법,

나는 오늘도 그대를 그리워하며

새벽 하늘에다 하얗게 편지를 씁니다.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시월의 편지 / 목필균

























      

Southern Dreamer - Michael Hoppe


 

첫 번째 글은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커피향기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밥푸는 여자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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