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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solomoon의 1344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087 추천 수 0 2004.11.10 16:22:43
.........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찾아냅니다

수없이 많은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찾아냅니다


오늘도 이 거리에 물밀듯 사람들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구름처럼 다가오고 흩어지는 세월 속으로

우리도 함께 밀려왔단 흩어져갑니다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오늘도 먼 곳에 서 있는 당신의 미소를 찾아냅니다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먼 길 속에서

당신은 먼발치에 있고

당신의 눈동자 속에서 나 역시 작게 있지만

거리를 가득가득 메운 거센 목소리와 우렁찬 손짓 속으로

우리도 솟아올랐단 꺼지고 사그러졌다간 일어서면서

결국은 오늘도 악수 한번 없이 따로따로 흩어지지만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수없이 많은 눈빛 속에서 당신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 도종환





때로 그런 날 있지

나뭇잎이 흔들리고 눈 속으로 단풍잎이 우수수 쏟아져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그런 날 말이지


은행나무 아래 서서 은행잎보다 더 노랗게 물들고 있는

아이들의 머리카락 생각 없이 바라보며

꽁무니에 매달려 바람처럼 사라지는

폭주족의 소음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런 날 말이지


신발을 벗어들고 모래알 털어내며 두고 온 바다를

편지처럼 다시 읽는 지나간 여름 같은 그런 날 말이지


쌓이는 은행잎 위로 또 은행잎 쌓이고

이제는 다 잊었다 생각하던 상처니 눈물이니 그런 것들이

종이 위로 번져가는 물방울처럼

소리 없이 밀고 오는 그런 날 말이지.


편지 쓰고 싶은 날 / 김 재진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어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 왔네.

한 번 떠나 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지금은 헤어져도 / 해바라기

 

첫 번째 글은 죠나단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Oliver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석양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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