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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 관하여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http://readme.or.kr
상당수 언론매체에서는 ‘이 주의 인기 검색어’ 같은 제목으로 최근의 인터넷 동향을 전하고 있다. 보통,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형 포털 사이트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는다. 이것을 보고 요즘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무엇인지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인기 검색어라는 말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인기 검색어는 베스트셀러와 같다. 좋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고, 베스트셀러가 시대상을 꼼꼼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며, 신문이나 방송 등 여러 매체에 홍보가 잘 되면 딱히 관심을 끌 이유가 없는데도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얻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책을 읽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쯤으로 여길 것 같은 걱정이 들 정도다.
인기 검색어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하진 않는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관심사가 고스란히 검색어 순위에 적용되는 것 또한 아니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측면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윤추구는 기업의 당연한 목적이지만, 검색 서비스는 사회의 공기(公器)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프리지아를 검색했는데 원하는 정보는 없고, 꽃배달서 비스업체 목록만 주르륵 화면을 뒤덮는 것이 요즘 포털 검색 서비스의 현실이다. 인기 검색어 목록도 이런 것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여러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상위 몇 십 개를 뽑아 서로 비교해 보면 서로 중복되는 것은 몇 개밖에 되지 않는다. 각 업체별로 콘텐츠를 선정하고 배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히 일치하는 것도 있긴 한데 주로 방문자의 흥미만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의도적으로 붐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기사를 사이트 첫 화면에 뽑고, 카페나 블로그 화면에 공지형 광고를 게재하면 어렵지 않게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오른다.
‘아침형 인간’ 이나 ‘10억 만들기’ 유행은 출판 마케팅의 결과인 것처럼 인기 검색어도 마찬가지다. 마치 대국민 캠페인을 하듯 여러 문화현상을 부추기곤 한다. 지난 해 모든 매체,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마비시켰던 ‘얼짱’ 신드롬이 대표적인 예다. 여러 매체가 조금만 비판적으로 이를 바라봤다면 ‘신드롬’ 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인기 검색어가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된 관심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보는 건 오해이며, 이를 과신하는 건 더욱 위험한 일이다. 개인이든 보도 매체이든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고 꼼꼼히 살펴보자.
* 격월간 <즐넷> 2004년 11월/12월호.
* 제목과 문구는 잡지에 실린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기 검색어 순위에 관하여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http://readme.or.kr
상당수 언론매체에서는 ‘이 주의 인기 검색어’ 같은 제목으로 최근의 인터넷 동향을 전하고 있다. 보통,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형 포털 사이트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는다. 이것을 보고 요즘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무엇인지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인기 검색어라는 말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인기 검색어는 베스트셀러와 같다. 좋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고, 베스트셀러가 시대상을 꼼꼼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며, 신문이나 방송 등 여러 매체에 홍보가 잘 되면 딱히 관심을 끌 이유가 없는데도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얻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책을 읽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쯤으로 여길 것 같은 걱정이 들 정도다.
인기 검색어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하진 않는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관심사가 고스란히 검색어 순위에 적용되는 것 또한 아니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측면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윤추구는 기업의 당연한 목적이지만, 검색 서비스는 사회의 공기(公器)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프리지아를 검색했는데 원하는 정보는 없고, 꽃배달서 비스업체 목록만 주르륵 화면을 뒤덮는 것이 요즘 포털 검색 서비스의 현실이다. 인기 검색어 목록도 이런 것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여러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상위 몇 십 개를 뽑아 서로 비교해 보면 서로 중복되는 것은 몇 개밖에 되지 않는다. 각 업체별로 콘텐츠를 선정하고 배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히 일치하는 것도 있긴 한데 주로 방문자의 흥미만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의도적으로 붐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기사를 사이트 첫 화면에 뽑고, 카페나 블로그 화면에 공지형 광고를 게재하면 어렵지 않게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오른다.
‘아침형 인간’ 이나 ‘10억 만들기’ 유행은 출판 마케팅의 결과인 것처럼 인기 검색어도 마찬가지다. 마치 대국민 캠페인을 하듯 여러 문화현상을 부추기곤 한다. 지난 해 모든 매체,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마비시켰던 ‘얼짱’ 신드롬이 대표적인 예다. 여러 매체가 조금만 비판적으로 이를 바라봤다면 ‘신드롬’ 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인기 검색어가 인터넷 사용자들의 주된 관심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보는 건 오해이며, 이를 과신하는 건 더욱 위험한 일이다. 개인이든 보도 매체이든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고 꼼꼼히 살펴보자.
* 격월간 <즐넷> 2004년 11월/12월호.
* 제목과 문구는 잡지에 실린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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