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어.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적이 있어?
어렸을때 말야,
그러니까 아주아주 어렸을때
가끔 하늘에 가득 차 올라 있는 별들을 올려다보면서
엄마 무릎에 누워있던 때가 있었어
나는 여름 밤 모기에게 물려가면서
열심히 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곤 했어.
별이 떨어지면 소원을 빌려고.
그 때 내가 빌려고 했던 소원이
무엇인지는 잊어 버렸어.
아마 꽤 간절한 소원이었을거야.
그러니까 나는 눈이 아프도록
하늘을 한참 쳐다보고 있었겠지.
사실 그 당시에는 별똥별보다
소원을 비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을텐데,
어째서 소원을 잊어 버렸을까.
과거는,
가끔 그렇게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만 남겨두곤해.
이를테면 풍경 같은것.
사람은 사라지고 풍경만 남는거야.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정말 인생이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하곤해.
황경신 / 모두에게 해피엔딩 중에서
실오라기 한 올 안 걸쳐도,
나무들 알몸으로 찬바람 견디는 것은,
발밑에 따뜻한 피가 흐르기 때문이다.
땅 속에서 타오르는 생명의 불길.
추위가 왔다가도 사나흘이면 물러가는 것은,
저 숨은 불길 때문이다.
희망은 늘,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춰져 있다.
보이지 않아도,
별들은 대낮에도 빛나고 있듯이.
《사람이 그리운 날》중에서
떨어지는 낙엽에 고운 눈물 맺히었고
황량한 갈바람에 외로웠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진 가을을 뒤로 하고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읍니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하얀 볼이 빨간 홍시 되어
두 손을 가슴에 모아 호호 입김을 불면서
훈훈한 모닥불을 생각하기 전에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하얀 눈이 지붕을 덮고
갸날픈 나무 줄기 위에 꽃을 피우고
그대의 머리 위에 흰 눈이 소복이 쌓이기 전에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뜨끈뜨끈한 온돌 아랫목 이불 속에
발을 담궈 언 발을 녹이는데
동장군의 앞잡이 인 찬바람이
창문을 잡고 흔들 때
그대의 얼었던 가슴이 녹기 전에
감미로운 샹송을 들으며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 김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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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탄.풍 - 꽃과 어린왕자
첫 번째 글은 santana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예쁜표정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hany 글은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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