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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96 ] 프랑스 화가들의 마을 바르비종

무엇이든 이규섭............... 조회 수 1791 추천 수 0 2004.12.07 12: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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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 이규섭의 해외여행(9)
프랑스 화가들의 마을 바르비종

이규섭 (칼럼니스트, 시인)
http://columnist.org/kyoos

'인생의 성화'를 그린 밀레의 전원(田園)

밀레의 그림 '이삭줍기'는 우리농촌의 옛 가을풍경과 흡사하다. 추수가 끝난 텅 빈 들판에서 벼이삭을 줍던 농부의 모습이 슬픈 그림자처럼 어른거린다. 140여년전 프랑스 농촌의 생활도 우리의 보릿고개시절처럼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을 터. 허리를 굽혀 이삭을 줍는 세 여인의 모습은 고단해 보여도 화폭에 담긴 들녘에는 평화가 넘친다.
예배당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를 들으며 일손을 멈춘 부부가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밀레의 또 다른 그림 '만종(晩鐘)'에선 경건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노동의 신선함과 감사하는 마음이 노을처럼 가슴을 물들인다. 밀레의 그림엔 전원의 풍경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느낌이 스며있어 자연은 인간을 통해 하나의 풍경이 된다.


사진: 우리농촌의 옛 가을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밀레의 '이삭줍기'(Les glaneuses) ->
                            
화가들의 마을 바르비종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cois Millet·1814∼1875)가 본격적으로 농촌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849년 바르비종으로 이사를 하고 난 뒤부터다. 파리에 살던 그는 궁핍한 생활 속에서 첫 아내와 사별하고, 새로 꾸린 가정을 이끌고 바르비종을 찾았다. 1930년대 자연을 배경으로 서정적인 그림을 그렸던 '바르비종파(Ecolede Barbizon)'들이 활동하던 전원마을이다.
파리에서 남쪽으로 70㎞쯤 내려가면 '반 고흐'의 그림 같은 샛노란 해바라기가 들판을 수놓은 바르비종의 전원풍경과 만난다. 80% 이상이 낮은 구릉지대와 평야지대인 프랑스는 어디를 가나 땅과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을 흔하게 만난다.
바르비종 마을에서 서쪽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면 큰 길 건너편에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밀레가 '이삭줍기'를 그린 곳이다. 하늘과 땅을 가르고 선 아득한 지평선에 이삭을 줍거나 기도를 드리는 농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림 속의 전원풍경은 그대로 남아 나그네를 그림 속의 풍경이 되게 한다.
텅 빈 밀밭 부근에는 '만종'이 그려진 배경임을 알리는 푯말이 서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근본으로서의 땅, 그 땅에 기대어 묵묵히 순종하며 살았던 농부들의 모습이 떠올라 애잔한 정취를 느낀다.
바르비종은 소박하고 가난했던 옛 마을에서 호텔과 화랑, 기념품가게, 식당, 카페 등이 밀집한 부유한 관광지로 변했다. 밀레를 비롯, 루소, 코로, 뒤프레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명성 덕분이다. 화가들의 아지트였던 '간느 여인숙'은 바르비종화파의 미술관으로 변했고, 루소의 작업실은 미술관에 부속된 전시장이 됐다.
'밀레의 집'은 담쟁이 넝쿨에 둘러싸인 퇴색한 단층 목조건물이다. 문을 들어서면 밀레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방이다. 세계 각국에서 열렸던 전시회 포스터나 신문기사 등 잡다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만종' '이삭줍기' '괭이에 기댄 사람' '오줌싸개' 등 눈에 익은 그림들이 반긴다.
루소, 샤를르 쟉크 등의 작품도 눈에 띈다. 두 번째 전시실엔 밀레의 가족사진, 팔렛트 등 자질구레한 소품들이 진열돼 있다. 그림 그리는 틈틈이 농사를 지으며 곤궁하게 살았던 밀레는 말년에서야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화가로서의 영광을 누렸다.
1868년 프랑스의 최고 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이삭줍기'는 1,000프랑에 국외로 팔려 나갔다가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다시 프랑스로 팔려 왔을 때는 그 800배인 80만 프랑으로 값이 뛰었으며 1906년에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숲 속의 궁전 퐁텐블로

내친 김에 바르비종과 지척의 거리에 있는 퐁텐블로성(Chateau de Fontainebleau)도 둘러 볼만하다. 10㎞의 거리가 울창한 숲으로 이어져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퐁텐블로 숲은 12세기부터 왕실의 사냥터로 유명했고, '퐁텐블로파' 화가들이 활동무대다.
나폴레옹의 영욕이 서린 퐁텐블로성은 장중하면서도 소박하다. 퐁텐블로궁은 16세기 프랑수아 1세가 왕의 사냥숙소 자리에 궁전을 세우고 프랑스의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이탈리아의 건축가·조각가·화가들을 초빙하여 1528년에 착공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양식과 로마 양식, 18세기의 신 고딕 등 여러 왕들이 증축에 증축을 거듭하여 완성한 독특하고 복합적인 양식의 건물로 거듭났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궁 출입문 앞에 '말발굽'을 본 떠 만든 계단이다. 계단 아래로는 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해놓았다. 궁 안으로 들어가면 오랜 역사의 흔적이 느껴진다. 바르비종파 화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초기 퐁텐블로파 화가들의 그림과 봉건 왕조시대부터 나폴레옹 3세까지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니에리스모(manierismo)양식으로 꾸민 '프랑수아 1세의 화랑'과 앙리2세가 만든 '무도회장',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는 황녀의 금빛침실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궁 뒤편의 정원과 퐁텐블로 숲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인공으로 만든 연못이 호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크지만 분위기는 아늑하다. 하늘을 향해 솟구치다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분수를 바라보거나, 한가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이 한없이 느긋해 보인다.  
평민의 신분으로 황제에 올라 영광과 오욕의 절정을 체험한 나폴레옹을 떠올리게 하는 곳은 '백마광장'. 1814년 나폴레옹 1세는 이곳에서 폐위되어 엘바섬으로 유배되면서 근위병들에게 이별을 고했다하여 흔히 '이별광장'이라고 부른다. 퐁텐블루궁은 198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행 쪽지>

밀레가 '만종'을 그린 바르비종, 나폴레옹이 권세를 떨쳤던 퐁텐블로성,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은 파리 근교 100㎞ 안에 위치해있다. 관광버스를 이용하거나 고속전철을 타는 것이 빠르고 편하다. 바르비종은 파리의 리옹역에서 고속지하철 D2호선을 타고 묄랭역에서 내려 택시로 이동하면 된다. 베르사유궁은 파리 오스테를리츠역에서 고속지하철 C5 라인을 타고 리브 고쉬역에서 내려 걷는 것이 빠르다. 역에서 궁전까지는 도보로 5분 거리

  - '광업진흥' 사보 200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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