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칼럼니스트No.1107 ]일그러진 말의 자리 굳힘

무엇이든 박강문............... 조회 수 1277 추천 수 0 2005.01.08 11:18:33
.........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좀 지나면 사이버 세계에 꽤 퍼진다. 이른바 ‘펌’이 크게 기여한다. 굳이 ‘이른바’라고 붙이는 것은, ‘펌’이라는 말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푸다’라는 동사는 어간 ‘푸’에 어미 ‘어’를 붙이면 ‘푸어’가 되지 않고 ‘퍼’가 된다. 여기에 명사형 어미 ‘ㅁ’을 붙여 ‘펌’이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끄다’도 ‘푸다’와 같은 불규칙 동사다. ‘끄다’의 ‘꺼’를 바탕으로 삼아 ‘껌’이라는 말을 만들 수 없음은 물론이다. ‘품’이고 ‘끔’일 뿐이다. 이제 어지간히 자리가 다져진 ‘펌’도 마땅치 않은데 ‘펀객’이란 말마저 나온다. 아마 ‘퍼온 손님’이라는 뜻일 텐데 더욱 마땅치 않다.

‘펌’이 ‘퍼옴’의 준말이라고 강변할지 모르나, ‘퍼옴’은 줄일 수 없는 말이다. 하기는 어리거나 젊은 일부 젊은이들이 온라인 의사소통 때 ‘내용’을 ‘냉’으로 줄이고 ‘내일 시험이라 서울 못 가.’를 ‘낼 셤이라 설 못 가.’로 쓰기도 하는 판이다. 이런 말쓰기는 사사롭게 할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마찬가지로 일부가 말이 되지 않게 ‘펌’이라 쓰고 있다 하더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의하는 이들마저 비판 없이 그대로 씀으로써 그런 말의 자리를 굳혀 주는 것은 바른 일이 아니다.

신문기자들도 일그러진 말이 버젓이 자리를 굳히는 데 한몫 하는 때가 많은데, 생각해 볼 문제다. ‘얼짱’ ‘몸짱’ 따위가 지면에 오르면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한다. 글 쓰는 이는 새 말과 새 표현법을 만들기도 하지만 언어의 급속한 변화를 막는 방벽 구실도 한다. 언어는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문화이며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운반체다. 우리말을 아름답게 또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글 쓰는 사람들의 책무다. 일그러진 말이나 표현을 거르는 것 또한 그들의 큰 책무다.

- 파인드올 2004.12.1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24 방명록 올해에는... 김경배 2005-01-15 28573
4323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14 1202
4322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14 1117
4321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14 1126
4320 무엇이든 가정학교입니다. 가정행복학교 2005-01-14 664
4319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예수 사랑 2005-01-13 1179
4318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정승한 2005-01-10 1272
4317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정승한 2005-01-09 1259
431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 1123] 모든 개는 다르다 김소희 2005-01-08 1435
431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22 ]미신신봉 부추기는 신문과 포털사이트 이재일 2005-01-08 1433
4314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21 ]이젠 '사람 입국'이다 임영숙 2005-01-08 1264
4313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20 ] 섣달 그믐날 신새벽에 내린 눈 이재일 2005-01-08 1079
4312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8 ]KBS 현황브리핑과 시청료 인상 홍순훈 2005-01-08 1507
4311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7 ] 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3) 김소희 2005-01-08 1396
4310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6 ]투명하지 않으면 박강문 2005-01-08 1278
4309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5]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2) file 김소희 2005-01-08 1232
4308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4 ]부모 직업은 왜 적으라고 하나 이재일 2005-01-08 1279
430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3 ] 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1) 김소희 2005-01-08 1418
430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2 ]칼럼나스트 (오타 아님) 박강문 2005-01-08 1421
430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1]괴이한 북한의 유골 조작 홍순훈 2005-01-08 1369
4304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0 ]개성의 봄 임영숙 2005-01-08 1307
4303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9 ]부모님께 감사와 사랑을 이규섭 2005-01-08 1350
4302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8 ]인터넷으로 찾아낸 L씨의 짝사랑 이재일 2005-01-08 1192
»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7 ]일그러진 말의 자리 굳힘 박강문 2005-01-08 1277
4300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6]이메일을 주고받는 '네티즌 김정남' 이재일 2005-01-08 1196
4299 방명록 제7회 등산일지 - 덕유산 향적봉 등산 file 최용우 2005-01-07 35016
4298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6 1184
4297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영삼 2005-01-05 1203
4296 홈페이지 팝업창 최용우 2005-01-04 2031
4295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205
4294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230
4293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196
4292 무엇이든 이기고 벗어나자 file nulserom 2005-01-02 1431
4291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4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53
4290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3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09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