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칼럼니스트No.1110 ]개성의 봄

무엇이든 임영숙............... 조회 수 1307 추천 수 0 2005.01.08 11:23:30
.........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2004년 12월 17일  

임영숙 (서울신문 주필)

개성에 다녀왔다.15일 개성공단의 첫 제품 생산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울 경복궁에서 오전 8시 출발한 버스가 군사분계선과 북한의 임시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리빙아트 개성공장에 도착한 것은 11시였다. 남북의 출입국사무소에서 소요된 시간을 빼면 서울에서 개성까지 채 두 시간도 안 걸린 셈이다. 북녁 땅이라 그동안 멀게 느껴진 것일 뿐 사실 개성은 서울에서 불과 70㎞ 거리에 있다.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점심을 먹은 후 선죽교와 표충비를 둘러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45분이었다. 누가 말했던가.‘아침 식사는 서울에서, 점심은 개성에서, 저녁은 다시 서울에서’라고…. 이웃 마실 다녀오듯 그렇게 가볍게 북한에 다녀왔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전력시비로 무겁디 무거운 우리 국회를 생각하면 겨울비 내리던 개성이 더 상큼하게 여겨진다. 색깔시비로 어지러운 가운데 남북협력사업의 첫 결실이 이루어지는 포스트모던적 상황 속에서, 꼼수 정치의 너절함보다는 개성공단의 희망을 바라보고 싶어서일 게다.

개성공단은 남북 공동번영의 터전이다. 북한의 값싼 땅과 노동력, 그리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결합해 남북 모두에게 큰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6·25 당시 남침의 주공격로였던 개성이 평화지대로 바뀜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효과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일의 초석이 된다.

현대아산이 토지공사와 함께 개성시 봉동리와 판문군 일대 2000만평을 공단과 주거 및 관광지로 개발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12년 마무리된다. 그때까지 남쪽에 10만개, 북쪽에 73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완공 이후엔 남한 경제에 연간 24조 4000억원, 북한 경제에 연간 7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효과가 달성되려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풀려야 한다. 미국은 북한산 제품에 대해 최고 수백%의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과 일본도 다른 나라에 비해 4∼5배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어 북한산 제품은 수출경쟁력이 없다. 이제 가동이 시작된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생산품은 대부분 내수용이지만 오는 2007년부터 가동될 본 공단은 수출공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시범단지의 앞날도 미국의 전략물자 반출 제한으로 언제든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처럼 개성공단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해 특혜관세를 적용하도록 다른 나라들과의 FTA 체결 때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략물자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반출품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6개월째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고 6자회담에 적극 나서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삼십몇년만에 가장 포근하다는 12월의 봄 같은 날씨 탓인가. 개성엔 벌써 봄이 온 것처럼 느껴졌다. 성을 연다는 개성의 지명 그대로 북한이 굳게 닫힌 문을 열고 국제사회로 나온다면 이 착각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개성공단은 그 가능성에 희망을 갖게 했다. 이미 몇차례 방문한 바 있다는 한 중소기업인은 “개성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이 달라졌다. 색깔이 밝아졌고 돈이 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귀경길 자유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마친 다른 중소기업인이 큰소리로 말했다.“리빙아트 대박 터졌네. 냄비 사려는 아줌마들이 롯데백화점에 몰려와 번호표를 나누어주고 있대. 남의 일이라도 기분 좋은 일이야. 하긴 남의 일도 아니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

    - 서울신문 2004.12.1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0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3 ] 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1) 김소희 2005-01-08 1418
430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2 ]칼럼나스트 (오타 아님) 박강문 2005-01-08 1421
430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1]괴이한 북한의 유골 조작 홍순훈 2005-01-08 1369
»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10 ]개성의 봄 임영숙 2005-01-08 1307
4303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9 ]부모님께 감사와 사랑을 이규섭 2005-01-08 1351
4302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8 ]인터넷으로 찾아낸 L씨의 짝사랑 이재일 2005-01-08 1192
4301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7 ]일그러진 말의 자리 굳힘 박강문 2005-01-08 1277
4300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106]이메일을 주고받는 '네티즌 김정남' 이재일 2005-01-08 1196
4299 방명록 제7회 등산일지 - 덕유산 향적봉 등산 file 최용우 2005-01-07 35018
4298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6 1185
4297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영삼 2005-01-05 1203
4296 홈페이지 팝업창 최용우 2005-01-04 2031
4295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205
4294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230
4293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5-01-02 1196
4292 무엇이든 이기고 벗어나자 file nulserom 2005-01-02 1431
4291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4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53
4290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3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09
4289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2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146
4288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1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35
4287 무엇이든 ▷◁ *solomoon의 1390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151
4286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9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13
4285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8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53
4284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7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211
4283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6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62
4282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5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55
4281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4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22
4280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3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133
4279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2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29
4278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1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95
4277 무엇이든 ▷◁ *solomoon의 1380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89
4276 무엇이든 ▷◁ *solomoon의 1379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42
4275 무엇이든 ▷◁ *solomoon의 1378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71
4274 무엇이든 ▷◁ *solomoon의 1377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042
4273 무엇이든 ▷◁ *solomoon의 1376번째이야기 손로문 2005-01-02 1104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