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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117 ] 개가 된 늑대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3)

무엇이든 김소희............... 조회 수 1396 추천 수 0 2005.01.08 1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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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2004년 12월 29일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1편> : 1만 2천년 전, 늑대와 개의 운명이 갈리다.
<2편> : 우리는 닮은 꼴 영혼 - 사회성
<3편> : 인간에겐 없는 늑대의 능력들

한편, 뛰어난 후각 및 청각 능력을 지닌 늑대는, 사냥 때는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 주고, 다른 육식동물들의 영역 침입을 미리 알려 주는 경계병 구실을 수행하면서 인간에게 더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이러한 동반자는 먹고먹히는 살벌한 선사시대의 삶 속에서 인간의 신뢰와 애정을 키우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늑대는, 야생의 늑대와는 전혀 다른 진화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손쉽게 인간이 주는 먹이를 얻을 수 있던 길들여진 늑대들의 이빨은 점점 무뎌지고 작아졌으며, 자신의 영역과 먹이, 지위를 지키기 위해 하루종일 공격태세를 갖추고 있을 필요도 없어졌다.

먹이를 주는 인간에 대한 충성심은 야생에서 우두머리를 섬기는 것과 다르지 않았고, 늑대들이 무리 안에서 쓰던 다양한 의사소통법 역시 인간의 그것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하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드디어! 인간에게 길들여진 최초의 동물이자, “개”라는 이름의 가장 절친한 동물이 생겨났다.

오늘날 인간과 개의 유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돈독하다. 일찍이 쇼펜하우어는 ‘풍부하고 깊은 감정의 소유자라면,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개를 친한 친구로 삼을 것이다. 아무런 의심없는 개의 정직한 얼굴을 들여다보노라면, 인간의 한없는 허위와 가식과 위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1만2천 년 전, 음식찌꺼기를 찾아 인간의 삶 속에 잠입했던 늑대. 그 순간, 한 배 형제였던 늑대와 개는 너무도 상반된 운명의 길에 접어들게 된 셈이다. 인간과 함께 한 개는 오늘날 반려동물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반면, 야생 늑대는 형제뻘인 개들에게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채 멸종의 위기에 처한 비운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귀여운 견공들뿐만 아니라 척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에게도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지금이 아니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지 모른다.

- KTF 드라마클럽.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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