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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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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2005년 1월 20일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제이 데이비드 볼터 라는 학자가 그렇게 말했다. “월드와이드웹이 성공한 까닭은 기존의 모든 매체를 재(再)매체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풀어보자. 인터넷 - 특히 월드와이드웹 - 의 등장으로 영화에는 온라인 영화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음악은 온라인 음악, 텔레비전에는 인터넷 방송, 그리고 우편의 새 방법으로 이메일이 등장했다. 이처럼 현대에는 기존의 모든 장르, 모든 매체를 정의할 때 웹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웹이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해 세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웹이 가져다 준 충격처럼 휴대전화도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탈바꿈(재매체화)시키고 있다.
휴대전화가 바꾸는 문화 중 한 가지는 글쓰기 방법의 변화다.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작성하는 고전적 글쓰기 개념은 타자기의 등장으로, 워드프로세서의 등장으로, 그리고 컴퓨터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해 왔다. 이후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의 대중화로 또 한 번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때 주목할 만한 것은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 개념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촬영도구를 휴대해 언제 어디서나 이미지를 만들어 이를 글쓰기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의 극단적 전형을 볼 수 있는 곳은 디카 동호회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이다. 디카로 촬영한 이미지의 변형, 패러디, 재해석, 리플 등의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넓은 범주에서 글쓰기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인터넷이 결합한다면 정보 전달 도구로서의 글쓰기는 더 강력해지는데 이걸 실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장착한 - 다.
디카가 차지했던 역할 중 상당 부분을 휴대전화가 대신하면서 메모, 기록 매체에 훨씬 더 적합한 도구로 자리매김한다. 휴대전화는 글쓰기의 개념을 또 한 번 바꾼다.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 방법에 인터넷이 결합한 모델이 모블로깅(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이미지나 텍스트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인터넷 글쓰기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전자 테크놀러지는 우리에게 새로운 종류의 책과 쓰고 읽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한다”라고 했던 볼터의 통찰력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굉장히 신선한 느낌의 블로그를 봤는데, 1년 사계절의 변화를 같은 구도의 동일 장소에서 촬영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었다. 어떤 사람은 1년 넘게 자신의 얼굴 사진만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어떤 이는 모블로깅으로 자신의 하루 일정을 촘촘히 기록해 마치 한 편의 슬라이드 필름 같은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글쓰기란 정보 전달 욕구의 발로이며, 이 충동은 메모에서 시작된다. 아직 종이수첩을 가장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휴대전화는 가장 편리한 메모 도구 중 하나다. 메모가 중요한 건 그게 바로 글쓰기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얼마나 재미있고 신선하고 유익한 휴대전화 글쓰기 방법들이 등장할지 예상할 수 없다. 그동안 재능 있는 소수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던 글쓰기의 범주가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활짝 열렸다. 설렘과 즐거움이 만나는 휴대전화 글쓰기 공간. 팀 오라일리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고전적 정의를 ‘어떤 사람이 새로 컴퓨터를 구매하도록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한 바 있다. 어쩌면 휴대전화를 이용한 글쓰기가 글쓰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끝)
- 월간 "Mtalk" 2005년 1월호.
* 일부 용어나 문구가 원문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05년 1월 20일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제이 데이비드 볼터 라는 학자가 그렇게 말했다. “월드와이드웹이 성공한 까닭은 기존의 모든 매체를 재(再)매체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풀어보자. 인터넷 - 특히 월드와이드웹 - 의 등장으로 영화에는 온라인 영화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음악은 온라인 음악, 텔레비전에는 인터넷 방송, 그리고 우편의 새 방법으로 이메일이 등장했다. 이처럼 현대에는 기존의 모든 장르, 모든 매체를 정의할 때 웹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웹이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해 세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웹이 가져다 준 충격처럼 휴대전화도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탈바꿈(재매체화)시키고 있다.
휴대전화가 바꾸는 문화 중 한 가지는 글쓰기 방법의 변화다.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작성하는 고전적 글쓰기 개념은 타자기의 등장으로, 워드프로세서의 등장으로, 그리고 컴퓨터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해 왔다. 이후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의 대중화로 또 한 번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때 주목할 만한 것은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 개념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촬영도구를 휴대해 언제 어디서나 이미지를 만들어 이를 글쓰기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의 극단적 전형을 볼 수 있는 곳은 디카 동호회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이다. 디카로 촬영한 이미지의 변형, 패러디, 재해석, 리플 등의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넓은 범주에서 글쓰기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인터넷이 결합한다면 정보 전달 도구로서의 글쓰기는 더 강력해지는데 이걸 실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장착한 - 다.
디카가 차지했던 역할 중 상당 부분을 휴대전화가 대신하면서 메모, 기록 매체에 훨씬 더 적합한 도구로 자리매김한다. 휴대전화는 글쓰기의 개념을 또 한 번 바꾼다. 이미지를 활용한 글쓰기 방법에 인터넷이 결합한 모델이 모블로깅(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이미지나 텍스트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인터넷 글쓰기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전자 테크놀러지는 우리에게 새로운 종류의 책과 쓰고 읽는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한다”라고 했던 볼터의 통찰력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굉장히 신선한 느낌의 블로그를 봤는데, 1년 사계절의 변화를 같은 구도의 동일 장소에서 촬영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었다. 어떤 사람은 1년 넘게 자신의 얼굴 사진만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어떤 이는 모블로깅으로 자신의 하루 일정을 촘촘히 기록해 마치 한 편의 슬라이드 필름 같은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글쓰기란 정보 전달 욕구의 발로이며, 이 충동은 메모에서 시작된다. 아직 종이수첩을 가장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휴대전화는 가장 편리한 메모 도구 중 하나다. 메모가 중요한 건 그게 바로 글쓰기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얼마나 재미있고 신선하고 유익한 휴대전화 글쓰기 방법들이 등장할지 예상할 수 없다. 그동안 재능 있는 소수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던 글쓰기의 범주가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활짝 열렸다. 설렘과 즐거움이 만나는 휴대전화 글쓰기 공간. 팀 오라일리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고전적 정의를 ‘어떤 사람이 새로 컴퓨터를 구매하도록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한 바 있다. 어쩌면 휴대전화를 이용한 글쓰기가 글쓰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끝)
- 월간 "Mtalk" 2005년 1월호.
* 일부 용어나 문구가 원문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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