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 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이정하 / 겨울나무
만날 인연이 있는 사람은
지하철에서 지나쳐도 거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지만
헤어져야 할 인연인 사람은
길목을 지키고 서 있어도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진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한 번 엇갈린 골목에서 지키고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또, 하나의 진리이기도 하다
원태연
사랑이라 했다
누군가를 보고 싶어하고 그 마음이 아파지는 것이 사랑이라 했다
이유가 없다 했다
마음이 달려가는 것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것에 이유가 없다 했다
그래서 아프다 했다
보고 싶어도 맘대로 볼수가 없고
내 마음 그대로가 그의 마음 그대로가 아닌 것이 아프다 했다
그래도 사랑은 해야 한다고 했다
갈고 닦음이 있어 빛이 나고 비 바람이 있어 꽃이 아름답게 피듯이
사랑은 하지 않는 것 보다 하는 것이
삶이 깊이가 있어 아름다와 진다고
그래서 사랑은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랑은 해야한다고 / 조인영
남자들은 그런다.
여자는 쉽게 사랑하고, 쉽게 잊는다고
그러나 남자들은 모른다.
쉽게 사랑하는 것은 가슴안에 묻은 남자를 잊기 위함이란 것을
여자는 잊는 것에 서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그런다.
착한 여자보다 톡톡 튀고 튕길 줄 아는 여자가 좋다고
그러나 남자들은 모른다.
아무리 튕기는 여자라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앞에선
한없이 착한 여자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남자들은 그런다.
여자의 바람이 더욱 무섭다고 말이다.
남자는 바람을 펴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지만
여자는 바람 핀 상대에게로 간다고 말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모른다.
바람 핀 상대에게로 여자가 가는 것은
그 전에 남자에게서 먼저 이별을 느꼈기 때문이란 것을
남자들은 그런다.
헤어질때 눈물을 참는 것이 진정 멋진 남자라고
그러나 남자들은 모른다.
참는 것보다 우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참고 또 참아도 터져 나오는 눈물을 흘리는 여자는
자신의 나약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런 절망을 맛 보면서까지 우는 여자들은
끝까지 그 사람을 잡고 싶음에 그러는 것이다.
그 눈물에는 큰 뜻이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남자들은 그런다.
표현하는 사랑이 전부임은 아니라고, 나 원래 표현같은 것 못한다고
그러나 남자들은 모른다.
여자는 표현해야 그게 사랑임을 알고 그대로 믿는다는 것을
말에 현혹되는 바보들이 여자이지만
그런 말에 가슴을 여는 여자를 한번쯤은 보듬어 줘라.
남자들은 정말 모른다.
잠든 그대들을 넋 놓고 바라보다 갑작스레 우는 여자의 마음을
남자는 여자가 삶의 한 부분이지만,
여자에게 있어 남자는 그저 삶이다.
그런 여자가 그대들이 보기에는 무척 바보같고 한심하겠지만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 장님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여자의 본능이다.
남자들이 그럴지도 모른다.
여자는 사랑없으면 못 사냐고 말이다.
남자없고 사랑없으면 못 사는것이 아니라,
벽에 못을 박듯 여자는 남자를 가슴에 박는다.
그것이 여자의 사랑의 시초다.
쉽게 떠나가는 여자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을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여자는 정말 사랑하게 되면
이해의 이해를 거듭하게 되므로
그 당시에는 미워해도 끝에는 당신이 한 일에 대해 눈을 감게 된다.
그게 여자다.
지금 그대들 곁에 사랑 앞에 냉정해진 여자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다.
그 여자는 자신이 겪었던,
아니면 주변에서 보았던 남자들의 이기심에
심각하게 실망하고 마음의 문을 닫은 것일지도 모르니까
조금만 자신을 낮춰라.
그 낮춤에 여자는 웃는다.
여자는 단순하다.
단순한 여자는 쉽게 사랑하고, 쉽게 잊기도 한다.
때로는 또 다른 사랑을 하는 것이 잊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여자는 잊는 것에 서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모른다.
괴로운 건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아니라,
더 이상 다른 기억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음이다.
통통하게 살찐 기억으로도 마음은 내내 야위어만 간다.
|
김범수 - 니가 날 떠나
첫 번째 글은 소유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샤론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네 번째 글은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