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소소한 불행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 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양귀자 소설《모순》중에서
한 겨울 바다를 그리워하는 일은
시린 가슴 언저리에 외로움이 눈물처럼 고여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일상을 접고 겨울 바다에 가고 싶다.
눈이 제 아무리 펑펑 쏟아져 내려도
내리는 족족 눈은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겨울 바다
이 세상에 내려와 일순간에 사라지고 마는 눈꽃송이를
하염없이 바라다 보면 하늘과 바다와 내가 하나된다.
어느 게 바다이고 어느 게 하늘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렵다.
눈이 내리는 겨울 바다에 가면
사람이 하는 일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하찮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
겨울바다 / 남낙현
시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 말자. 시간은 잔인하지만 공평하다.
잠들어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여기에 있는 것, 저기에 있는 것,
모든 것들 위로 흘러간다.
꿈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육체는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남겨놓았을,
생에 새겨놓았을 비밀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 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서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기어이 잊어야만 하는 일을 벌써 갖지 말자.
왔다가 가버린 것, 저기에서 진이 빠져 마침내 숨을 죽인 것,
여기에서 다시 생기를 줘 살게 하자.
시간에 빼앗기기 전까지 아무것도 잊지 말자.
겉도는 주장으로가 아니라, 이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
신경숙 산문집,《아름다운 그늘》중에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시작은 작고 약하지만 흐를수록 강하고 넓어져
언젠가 바다에 이를 때 그 깊이와 넓이에 놀라지 않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어느 때는 천천히 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바위에 부딪히고
어느 때는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진다 해도
변화와 새로움에 늘 설레이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강가의 땅을 비옥하게 하여 그곳의 식물들이
철을 따라 아름답게 꽃 피우고 좋은 과일을 풍성히 맺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늘 내 가슴이 출렁이게 하시고
그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비와 이슬로 내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촉촉해지도록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내 등에 나룻배를 띄워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끊임없이 서로를 오가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내 안이 썩지 않게 하시고,
나아가 늘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날은 새 길의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 /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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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글은 kelly 님이 남겨주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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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글은 예쁜표정 님이 남겨주신글입니다
네 번째 글은 참나리 님이 남겨주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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