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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13일에 띄우는 일천오백스물한번째 쪽지!
□보이지 않는 곳의 청소
아내가 외출을 한 어느날 아이들은 와~ 자유다! 우리들 세상이다 하며 먼지가 풀석풀석 나도록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제 할 일을 하고 아이들은 이방 저방 다니면서 엄마가 있으면 분명히 못하게 했을 일들을 지들 맘대로 했습니다. 아빠는 자유방임주의자 라서 아이들이 맘대로 놀도록 그냥 둡니다. 오히려 함께 놀거든요(그래서 아내는 가끔 '우리집엔 애가 셋이예요' 한다 ^^)
순식간에 집안은 돼지우리로 변해버렸고, 아이들은 머리에 삐질삐질 땀이 나도록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해가 넘어가고 엄마가 돌아올 시간이 가까워 오자 아이들은 슬며시 걱정이 되었는지
"아빠, 우리 방 청소해요"
"그래, 엄마가 깜짝 놀라도록 반질반질 하게 청소를 하자"
그리고는 아빠와 두 딸이 한바탕 신나게 청소를 했답니다. 헤헤 사실은 청소도 놀이에 불과하지만. 암튼 구석구석 털고 쓸고 닦고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놀래 나자빠질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며 모두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잘했다"고 칭찬해주기는 커녕 화를 냈습니다. 깔끔 그 자체인 아내의 눈에는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청소한 것 보다는 설거지통에 그릇이 그대로 있는 것,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은 것, 텔레비젼 위에 먼지를 훔쳐내지 않은 것 등등... 우리 눈에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기가 막히게 보고 정확하게 지적해 냅니다. 같은 눈인데 왜 우리의 눈에는 그런게 안보이지?
"끄응... 얘들아, 우리 청소 정말 열심히 했는데..그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청소는 게으른 채, 눈에 보이는 외양에만 신경을 썼던 위선자들이었습니다.(마23:25) 그러나 예수님이 보셨을 때 그들은 마음의 더러움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외양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청소하는 일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의 눈은 더러운 나의 마음을 정확히 보고 슬퍼하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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