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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15일에 띄우는 일천오백마흔두번째 쪽지!
□ 4계절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합니다. 이곳 숲속으로 이사를 와서 4계절을 한번 살아봤고 이제 두번째 4계절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에 살면 계절의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데,산골짜기에 살다보니 계절과 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산골짜기에서 처음 맞는 작년 1년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기는 했지만, 몇 십년만에 다시 시골로 들어와 사는 일은 낯선 이방의 땅에서 사는 것 같았습니다. 계절과 친구하기 보다는 다투며 살았습니다.
지금 집 주변은 쇠뜨기라는 잡풀로 가득합니다. 요놈이 얼마나 번식력이 강한지 한줄기를 파내면 그 구멍에서 세 줄기가 도로 나옵니다. 작년에는 그냥 두면 밭이고 마당이고 금방 점령해버릴 것 같아서 죽어라 뽑아냈지만, 올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냥 바라만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놈 들은 찬바람 나면 순식간에 사그러 진다는 것을 작년의 경험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봄,1년에 피는 꽃의 70%가 피는 화사한 계절.
여름,녹음방초 우거진 5-7월의 산과 들은 짙은 녹색으로 산이 깊어 갑니다. 집 주변은 한 일주일만 그냥 두면 귀신이 거처하기 딱 알맞을 만큼 풀로 뒤덮어버립니다.
가을,넉넉하고 한편으로는 쓸쓸하고 또 산과 들이 알록달록 해지는 계절
겨울,적당히 허전하고, 이제는 정리 정돈을 해야지. 마음과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계절.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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