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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22일에 띄우는 일천오백마흔일곱번째 쪽지!
□ 엄마의 맛
"갈치 조림 냄새다!"
아내와 함께 길을 가던 중 어느 집에서 나는 요리 냄새에 본능적으로 코를 킁킁거리며 한 말입니다. 미각의 80% 정도는 후각과 관련이 있어서 냄새가 좋은 음식은 맛도 좋고, 냄새가 나지 않는 음식은 맛도 없다고 합니다.
음식냄새가 나지 않는 가정은 멀지 않아 붕괴합니다. 어린이들은 본능적으로 엄마의 맛을 어릴 때 머리 속에 저장합니다. 엄마의 맛이란 바로 음식냄새입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 부엌에서 들리는 도마소리,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데 코를 벌름거리며, 침을 꼴깍 삼키며 먹을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던 경험이 머리 속에 정서적인 안정감으로 입력이 됩니다. 그것은 가정의 소중함,가족간의 연대감, 사람과 사람간의 따뜻한 정(情)같은 감정을 갖게 합니다.
어린 시절에 이러한 엄마의 맛이 머리 속에 자리잡지 않으면, 그 아이는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집을 뛰쳐나가 비행청소년이 되거나 정서적인 안정감이 없이 뭔지 모르게 불안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요리 냄새는 사람의 여러 감각 기관을 자극하고, 머리 속에 각인시킴으로서 가정의 소중함을 자기도 모르게 깨닫게 합니다.
가정이란 엄마의 요리 냄새가 가득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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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책: 오시마기요시< 맛있게 먹고 머리가 좋아지는 석뇌학 이야기>p.115
[어머니의 맛이라는 건 반찬에 깃드는 맛이다. 그 종류가 무엇이든 어머니가 만든 독자적인 요리가 어머니의 손맛이다. 즉 그것은 맛과 함께 냄새가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냄새가 아이의 뇌에 각인되어 어른이 되어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머니의 맛이란 사실 어머니가 만든 음식맛이기도 하다.
뇌는 환경안에서 만들어진다. 맛이나 냄새, 그리고 어머니의 행동거지, 부엌에서 들리는 도마소리 등 그런 체험들이 모아져 뇌를 자극하고 뇌의 배선(配線)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아이의 뇌에 어머니의 맛이라는 정보, 다시 말해 그 정보에 의한 시냅스 배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집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의 기억에 하난의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의미이다.
결코 단언할 수 없지만, 자녀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부모를 때리거나 발로 차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것도, 집을 뛰쳐 나와 비행 청소년이 되는것도, 그 원인의 이면에는 어머니의 맛이라는 기억의 부재가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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