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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 이야기
♣♣그 1568번째 쪽지!
□ 대~한민국 짝짜악 짝 짝짝
운동장 안의 응원단 외에도 전국적으로 건국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며 신명나게 응원을 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입니다. 한국의 상대팀들이 거대한 응원단에 기부터 죽는다는 말은 맞습니다. 비록 그들이 말은 안해도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물에는 기, 또는 영(프뉴마: 앞에 토를 붙여 '토 프뉴마' 하면 성령이 됩니다.)이라고 표현하는 기운이 있는데, 거대한 인파의 기운이 일시에 한곳에 쏟아지면 우리편은 두배의 힘이 나고, 상대편은 힘이 반으로 줄어들어 버립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싸웠다면 지금 같은 기량은 펼칠수 없었을 것입니다.
더욱 강력한 체력을 가진 우리 선수들이 한수 위의 기량을 가진 이들을 밀어부친 탓도 있었겠지만, 유독 우리와의 경기에서 강팀들이‘나사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서양인에게는 전혀 생소한 "대~한민국 두둥둥 둥 둥" 하는 응원의 리듬 때문입니다.
서양음악의 2, 4박자에 기초한 응원리듬과 우리 가락에 바탕을 둔 응원은 전혀 다릅니다. 공을 몰고 뛰어갈 때 이상한 리듬이 울려 퍼지면 선수의 운동 리듬은 그냥 깨져버립니다. '하낫 둘, 하낫 둘' 하고 달려가는데 옆에서 '하하나두, 둘둘하' 하고 싱코페이션(syncopation)을 사용한 엇박자 리듬을 외치면 발이 당장에 꼬여 버려 뛸 수가 없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도 바로 싱코페이션인데, 우리의 농악놀이에서 따 온 한국인의 리듬이라 우리 선수들에게는 익숙한 리듬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발이 꼬이기는커녕 더욱 신바람이 나는 것이지요. 같은 동양권에 속하는 이웃 일본인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 특유의 농악 리듬입니다. (누가 만든 응원인지 참 잘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상대편이 공을 잡으면 아주 빠르고 혼란스럽게 응원을 하고, 한국 선수가 공을 잡으면 신명나고 음 폭이 넓은, 마치 고싸움 하듯이 거대한 기운을 공 잡은 선수에게 쏱아 붓는 것 같은 응원을 하면 아주 효과적일 것입니다. ⓒ최용우
♥2002.6.21 금요일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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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축구 강국들이 한국축구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FIFA 랭킹 40위에 불과한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5위와 6위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를 꺾는 이변을 만들었다. 강력한 체력을 가진 우리 선수들이 한수 위의 기량을 가진 이들을 밀어부친 탓도 있었겠지만, 유독 우리와의 경기에서 이들은 ‘나사 빠진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6월 18일 밤의 이탈리아전을 TV로 시청하다 이런 느낌을 말했더니 아주 색다른 풀이를 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지금은 중견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이지만 젊은 시절 재즈에 미쳐 미국에 건너가 보스턴의 버클리 대학에서 타악기를 공부했던 사람이다.
“서양인에게는 전혀 생소한 한국의 리듬 때문에 외국선수의 다리가 풀렸다”고 말한 그 친구는 ‘붉은 악마’ 응원단의 맨 앞줄에 자리한 사물놀이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제법 축구의 전문가가 된 양, 이 친구는 말을 이어갔다.
“서양음악의 2박자, 4박자에 기초한 응원 리듬과 우리 가락에 바탕을 둔 붉은 악마의 응원은 전혀 다르다”며 “공을 몰고 뛰어갈 때 이상한 리듬이 울려 퍼지면 선수의 운동 리듬 또한 깨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축구에는 ‘삼바 축구’라는 말이 있듯이 리듬이 절대절명”이라며 “그라운드를 뒤덮는 한국인의 리듬은 우리 선수에게는 힘을 주고 외국 선수에게는 독이 된다”고 풀이했다.
우리 응원을 상징하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도 싱코페이션(syncopation)을 사용한 엇박자 리듬이다. 같은 동양권에 속하는 이웃 일본인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 특유의 리듬이다.
아프리카의 리듬도 오래 전에 서양의 대중음악에 흡수되어서 더 이상 낯설지 않은데 비해 우리 음악은 거의 서양에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의 단서를 단 얘기였지만 기분만은 한없이 좋았다. 22일의 스페인전에서는 더욱 더 목청을 높여보자. 한국일보 2002.6.20 지평선 칼럼 신재민 논설위원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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