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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1959번째 쪽지!
□ 청소부의 장갑
어떤 날, 나는 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바깥 대문간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까 그것은 무슨 삽 같은 것으로 시멘트 바닥을 긁어대고 있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가만히 문을 열고 대문으로 내려섰다. 그리고 대문 틈으로 바깥의 동정을 살폈다. ...청소부였다.
... 나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커피라도 한잔..."그는 사양했다.
"손이 더러워서요. ..."
그는 왜 내방에 들어서기만 하면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는 커피 한잔을 사양했을까? 그것은 손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지금 열중되어 있는 일에 리듬을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집에 들어왔을 때 온 집안 사람을 깨워야 할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내 집안 식구들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의 작은 방, 차가운 온돌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식구들이 머리에 떠오를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들어갔다가 시간이 지체될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 (김주영, <청소부의 장갑>중에서)
♥2003.12.4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홈페이지에 좋은 글이 더 많이 있습니다. http://cyw.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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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부의 장갑
어떤 날, 나는 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바깥 대문간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까 그것은 무슨 삽 같은 것으로 시멘트 바닥을 긁어대고 있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가만히 문을 열고 대문으로 내려섰다. 그리고 대문 틈으로 바깥의 동정을 살폈다. ...청소부였다.
... 나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커피라도 한잔..."그는 사양했다.
"손이 더러워서요. ..."
그는 왜 내방에 들어서기만 하면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는 커피 한잔을 사양했을까? 그것은 손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지금 열중되어 있는 일에 리듬을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집에 들어왔을 때 온 집안 사람을 깨워야 할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내 집안 식구들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의 작은 방, 차가운 온돌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 식구들이 머리에 떠오를 것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들어갔다가 시간이 지체될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 (김주영, <청소부의 장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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