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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편지 899 하늘이 잠시 내게 빌려 준 것

칼럼수필 정충영 교수............... 조회 수 1297 추천 수 0 2009.05.07 10: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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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편지 899 하늘이 잠시 내게 빌려 준 것


왕융칭(王永慶) 회장은 맨주먹으로 자수성가해 대만 최대의 그룹인 대만플라스틱그룹을 키운 분입니다. 그가 2008년 10월에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나면서‘돈이란 하늘이 잠시 내게 빌려 준 것’이라면서 9조원의 재산을 기부했습니다.


왕회장은 1917년 타이베이 근교 신톈의 어려운 농촌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친은 차밭을 일구었지만 생활은 어려워 16세에 학업을 중단하고 조그만 쌀집을 열었습니다. 당시는 쌀 가공기술이 신통찮아 돌이 자주 들어가는 것이 골칫거리였습니다. 그는 쌀을 팔기 전에 일일이 돌을 걷어내었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쌀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공책에다 단골 고객이 언제 쌀을 사고, 언제 월급을 받는지 관련 정보를 기록했다가 고객이 쌀을 사겠다고 여길 때쯤 미리 고객에게 쌀을 배달해주었습니다.


이 같은 '고객 감동'으로 그는 하루 12말을 팔던 쌀을 100말 이상 팔게 되었습니다. 돈이 모이자 정미소를 차렸고 54년 대만플라스틱을 창업하여 기업인으로 변신했습니다. 그가 세운 대만플라스틱그룹은 9개 업체에 직원 7만 명으로 자산은 1조5000억 대만달러(약 60조 원)이며 대만에서 유일하게‘세계 50대 기업'에 들어 '경영의 신'이란 칭호까지 얻었습니다.


그의 검약한 생활은 유명합니다. 새 양복 한 벌 걸치는 것을 사치로 여겼고 목욕 수건 1장으로 30년 쓰는 자린고비였습니다. 전화비를 아껴야 한다며 외국에 유학간 자녀들에게 매주 편지를 써 보내면서 우표 값을 아끼기 위해 여러 장의 편지지에 빽빽하게 글을 썼습니다.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글에는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 중 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내가 노력해서 성취를 이뤘지만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은 사회에 공헌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다. 내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사회의 진보와 복지에 기여하려고 한다. 너희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할 것을 희망한다."


자녀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재부(財富)는 하늘이 우리에게 잘 관리하고 쓰라고 맡긴 것이라는 본질을 알고 이런 인식하에 인생을 충실히 꾸려가길 바란다."


"사회에 공헌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을 주요 뜻으로 삼되 오직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가 재부를 바라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사람 없고, 누구도 떠날 때 가지고 떠날 수 없다. 모으는 재산은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과 작별할 때는 재산도 모두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예외가 없다."


돈을 버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돈을 쓰는 것은 그 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故왕융칭 회장이 그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었던 것은 재물이 그에게 무엇인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부지런하고 근검절약하며 창의력을 고객감동을 실천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돈을 올바르게 쓸 수 있는 사람만이 존경받는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보여준 재물관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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