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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짝

시인일기09-11 최용우............... 조회 수 2544 추천 수 0 2009.05.08 09: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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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206】괴짝

아내가 어머님이 사시는 시골집에 가면 탐내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골동품 괴짝인데, 어머님께서 이미 큰며느리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괴짝은 저의 외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집에서 키우던 나무를 베어 짊어지고 장롱을 만들어주는 장인의 집에 가서 만들어온 것이라는데 대충 계산해 봐도 60년은 넘은 골동품입니다.
외할머니가 쓰시던 것을 어머님이 물려받았고, 그것을 제 아내가 물려받을 참입니다. 그런데 괴짝에 무쇠 쇠통이 달려 있었다면 금상첨화겠는데 아쉽게도 쇠통은 없습니다. 이번에 어머님에게 쇠통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인공 때 농을 뒷산에 감챠 두고 짚으로 덮어 놓았는디 빨갱이들이 어찌게 찾아가지고 그러니깨 속에 뭐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개벼... 잘 안 열어지니깨 총으로 새때를 때려서 부셔버렸다니깨. 징언놈의 시끼들.. 그래서 새때가 없어져불었어"
그러니까 이 괴짝은 6.25 사변을 온 몸으로 겪고 상처를 입은 괴짝이네요. 고물장수가 괴짝에 눈독을 들이고 5만원 준다며 어머니를 설득했다고 하는데, 그 고물장수도 참 양심도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순진한 시골 노인을 속여서 거저 가져가려고 하다니...
어쨌든 저 괴짝은 이제 아내의 것입니다.  ⓒ최용우 2009.5.5


댓글 '2'

하사이사

2009.05.10 23:33:20

괴짝!!! 참 정겹네요!!!! ㅎㅎㅎ

정일영

2009.05.10 23:35:26

용우글방의 글 제목에서 괴짝은 궤짝이 맞고요, 새때는 자물쇠의 사투리인 쇳대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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