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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부리는 소, 먹이는 소

2009년 가슴을쫙 최용우............... 조회 수 2317 추천 수 0 2009.05.12 08: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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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3505번째 쪽지!

        □ 부리는 소, 먹이는 소

제가 좋아하는 옛 선비 이덕무(李德懋)의 글에 나오는 쟁기질에 관한 글입니다.

"힘 진 농부가 새벽에 봄비를 맞으면서 밭을 갈고 있다. 왼손으로는 쟁기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고삐를 쥐었다. 그 고삐로 검은 소의 등을 때리며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른다. 그 소리는 마치 산이 찢어지는 듯, 물이 소용돌이 쳐 흐르는 듯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검은 소는 발굽을 날리며 부드러운 흙을 구름덩이나 물고기 비늘을 나란히 겹쳐 놓은 것처럼 손쉽게 갈아 젖혔다. 이 또한 세상의 한 가지 장쾌한 일이라 하겠다."(이덕무)

워낭소리 영화에 보면 할아버지가 쇠전에서 '부리는 소'를 찾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리는 소 있나?"
"부리는 소? 요즘 없어요"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없어' 하는 대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부리는 소.'는 쟁기질을 할 수 있는 일소입니다. 옛날에는 농사일을 일소가 다 했는데 지금은 기계가 하기 때문에 일소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거의 잡아먹으려고 키우는 '먹이는 소' 뿐입니다.
소는 사람들의 편리에 따라 '부리는 소'가 되기도 하고 '먹이는 소'가 되지만,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 부리는 소가 될 수도 있고 먹이는 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돼지처럼 살만 피둥피둥 쪄서 잡아먹히는 날만 기다리는 '먹이는 소'가 되시렵니까? 아니면 힘차게 일을 하는 '부리는 소'가 되시렵니까?
저는 요즘 '왜 교인들이 이렇게 힘이 없을까?' 생각을 많이 해보는데, 교회가 교인들에게 온갖 좋은 것들만 먹여서 '먹이는 소'로 만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고된 훈련을 시켜서 '부리는 소'로 강하게 키워야 끙끙 일도 잘하고 순종도 잘 할텐데 너무 과보호를 하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저도 '부리는 소'가 되고 싶습니다.  ⓒ최용우

♥2009.5.12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홈페이지에 좋은 글이 더 많이 있습니다. http://cyw.pe.kr


댓글 '2'

하사이사

2009.05.15 11:06:57

부리는 소!!!! ..

김환명

2009.05.15 11:10:28

워낭소리 감독님을 만나뵙고 촬영에 관한 어려가지 이야기를 듣고 담소를 나누면서 아버지와 소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리는 소'가 일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그 소를 죽이는 것이라고... 평생 흙과 더불어 사신 아버지를 흙을 떠나 도시에서 살게 하시는 것은 그 또한 사지로 몰아 가는 것이요. 그것이 불효라고... 나는 그것을 나즈막하게 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아버지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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