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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면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 [2009-05-25 13:13]
▲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의 불행한 사회상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질 불행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지금 우리 사회에 편만하고 있는 맘모니즘이 빚은 불행한 결과이고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빚은 불행한 결과라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절망적인 상황을 보다 길고 넓은 안목을 지니고 인내와 소망으로 극복하기 보다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결단으로 자기의 생명을 끊으려고 하는 자살 풍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기도 했지만 사법권의 독립과 선거의 투명성과 한국의 민주화를 이루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생각하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공헌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험과 역량에 한계가 있어서 국민 다수를 끌어안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분은 듣는 귀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2004년 청와대를 두 번 방문하여 권양숙 영부인을 만나서 정치적 반대파에 대해서 좀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해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을 들었고 2005년 국가조찬기도회시 자신을 겸손하게 성찰하는 발언을 하며 교회 지도자들에게 자기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자성의 소리를 들은 후 강원용 목사님, 김창인 목사님, 조용기 목사님 등을 모시고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회개의 모임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화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을 크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물론 “빨갱이”라는 오해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대사를 돌아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7.4 공동 성명”을 발표함으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염원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7.7 선언”을 발표함으로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며 북을 통일의 동반자로 보았고, 1991년 김일성 주석과 “남북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15 공동 선언”을 발표함으로 남북의 보다 긴밀한 화해와 평화를 도모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4 선언”을 발표하므로 남북의 평화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박근혜 의원은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서거를 대하면서 모든 것을 전적으로 상대방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감정적인 대결로 치닫는 대신 모두가 나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뉘우치면서 서로를 향해 미안함을 표명하고 상대방을 끌어 안는 대승적인 민족의 화해를 도모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이제는 극단적인 대립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다 함께 열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소원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슬픔과 아픔을 당한 유족들과 국민 모두에게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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