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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담에 커서 엄마 되면 내 애기는 엄마 하고 나는 애기할거에요."
일곱 살 은지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가 애기 하고 애기가 엄마 해? 왜?" "나는요, 엄마 되면 우리 애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 주고, 나는 애기가 하라는 대로만 할 거에요.
애기가 인형 사고 싶으면 인형 사주고, 드레스 사고 싶으면 드레스 사고,
화장 하고 싶으면 화장해 주고, 애기가 불편하지 않게 해 줄 거에요."
"엄마가 은지 마음대로 하지 않아서 은지가 불편했구나."
"헤헤,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난 그렇게 하고 싶어요."
속마음을 들켜 미안한 듯 배시시 웃으며 아니라고는 했지만 샘 많은
은지는 세 언니들과 짠순이 엄마 밑에서 불만이 꽤 많았나 봅니다.
만날 첫째 언니가 무언가 사면 제일 말이 많습니다. 둘째는 물려받는
게 익숙해졌고, 셋째는 주면 받고 안 주면 마는데 욕심 많은 막내는 왜
은비 언니만 사주냐고 종일 따지지요. 달래다가 안쓰러워서 머리핀이라도
하나씩 돌리면 저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엄마'에서 '하늘만큼 땅만큼 착한
엄마'가 됩니다. '대체 넌 누굴 닮았니?' 흘겨보지만 누굴 닮았겠어요? 저
역시 제 마음 몰라주고 마음대로 하시는 것 같은 하나님을 원망했었거든요.
하지만 내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님을 알았지요. 나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나를 향한 분명한 계획과 뜻이 있음을 믿고서 행복은
'내 마음'에 있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치 않았던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아픔들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나를
다듬어 가고 있었지요. 상처만 주던 모난 돌 같은 제가 삶의 파도에
깎이면서 눈물로 주님을 부를 때 가끔씩 하나님은 그분 마음속 큰 그림을
보여 주시지요. 나를 통해 아버지의 선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삶의 목적이고 행복이란 걸 가르쳐 주시려고요.
예수 믿으세요. 주님이 내 안에 거하시고, 내가 주님 안에 있을 때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내 소원이 됩니다.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때론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낙심되어도 자녀에게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감사할 수 있어요.
철들면 그때 엄마 마음 이해해 줄 어린 딸을 가슴으로 안으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깊고도 넓은 사랑 느껴봅니다.
글쓴이/장주연/수필가/서울광염교회집사 happyju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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