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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아무도 모른다 나만 안다

2008년 한결같이 최용우............... 조회 수 1951 추천 수 0 2008.06.11 11: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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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3233번째 쪽지!

        □ 아무도 모른다 나만 안다

저는 회충약만 보면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얼굴이 빨개집니다. 안 좋은 기억 때문이지요. 전에는 학교에서 기생충검사를 하기 위해 채변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깜빡 잊고 안 가지고 온 사람은 당장에 화장실로 가서 똥을 담아와야 하지요. 저도 한번 화장실로 가서 똥을 퍼왔습니다.^^
며칠 후, 저와 다른 몇몇 친구들이 교무실로 불려갔습니다.
"야... 너그들은 지금 사람이아니야. 회충이야 회충! 뱃속에 회충이 가득 들어 있어. 오늘부터 밥도 먹지 마라. 회충이 모두 받아 먹어버리니까" 회충검사를 했는데, 상상을 초월한 숫자가 나왔나 봅니다. 우리들 너댓명은 당장에 사람들과 격리되어 버스를 타고 특수검사를 받기 위해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아이고, 내 뱃속에 칼국수 다발 같은 회충이 우글우글... 그 상황을 상상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버스 안에서 욱- 하고 올라와 토하고 쓰러지고 난리를 피우다가 결국 중간에서 혼자 내렸습니다. 나중에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회충은 한 마리도 안나왔습니다. 그럼 왜? 다른 친구의 똥 막대기를 사용하여 똥을 뜬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흐-흑!
지금은 제가 건강해져서 이런 이야기도 쉽게 하지만, 한동안 그 일 때문에 무지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나를 회충으로만 보는 것 같고 그놈의 회충은 꿈속에서도 나타나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가득한 안 좋은 기억은 사실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애써 기억하지 않습니다. 나만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어떤 기억에 사로잡혀서 평생토록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불편하게 살아갈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저처럼 그냥 허허... 웃으면서 한 때의 추억으로 돌려버리면 그만입니다.
아내가 온 가족 정기적으로 먹어야 한다며 챙겨놓은 '구충제'를 보고 처음에는 온 몸에 찌지지직- 전율이... 그러나, 그것도 극복해야할 것 같아 눈 꼭 감고 맛나게 먹으려고 합니다.  ⓒ최용우

♥2008.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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