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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

이재철 목사............... 조회 수 1497 추천 수 0 2009.07.23 23: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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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기의 내용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던 무명의 가정, 그것도 고부간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불완전한 가정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가정이 역사의 지평을 새롭게 할 만큼 중요했다면, 그 가정이 내리사랑의 우물이었기 때문이다. 룻기의 제목은 며느리 룻의 이름이다. 이를테면 룻이 룻기의 주인공이다. 그렇다고 사랑도 며느리가 먼저 한 것은 아니다. 시어머니인 나오미의 며느리에 대한 내리사랑에서 룻기는 전개된다. 우리말 사전은 내리사랑에 대해 “손윗사람의 손아랫사람에 대한 사랑”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적 내리사랑의 토대는 나이가 아니라 은혜다. 주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 그 은혜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 - 상대의 나이나 신분과 무관하게 - 은혜를 대가 없이 나눠 주는 것이 내리사랑이다. 나이로 보나, 관계로 보나 룻은 나오미의 아랫사람이었다. 그러나 룻이 개가함으로써 처지가 달라졌다. 이제 젊은 룻이 크고 강한 자가 된 반면에, 늙은 나오미는 작고 연약한 자가 되었다. 다시 말해 이제 사랑이 룻에서 나오미로 흘러내릴 차례였고, 룻은 주저 없이 내리사랑을 실천했다. 갓 태어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나오미로 하여금 키우게 한 것이다(4:13~17).
이처럼 룻기는 내리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먼저 나오미가 룻에게 내리사랑을 베풀고, 그 다음에 룻이 나오미에게 내리사랑을 되갚는 순환 속에서 이스라엘 역사의 지평은 새로워졌다.
「인간의 일생」/ 이재철   <생명의삶 2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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