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쥐의 기도
1
주님!
땅이 꽁꽁 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뛰어다니는 도로는 울퉁불퉁 패였습니다.
그래서 제 발가락이 무척 아픕니다.
또 고양이는 아침 저녁으로 저를 잡으려
뒤쫓고 있습니다.
제 꼬리를 왜 이렇게
길게 만드셨나요?
이렇게 도망다녀야만
이 세상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건가요?
주님,
당신 손에
저를 받아 주소서.
2
주님!
저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아주 형편없답니다.
정말 가소로운 소리만 나오지요...
그래도 저는 노래 부르겠습니다.
주님,
제게 미소지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3
주님!
저는 언제나 배가 고프답니다.
치즈는 또 얼마나 맛있는지
저는 그것을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그것을 덫에 끼어 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
주님,
당신의 식탁에
초대해 주십시오.
4
주님!
성당은 너무나 크고 조용합니다.
긴 의자는 저에게 너무 큽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을 봅니다.
그리고 당신도 저를 보고 계십니다.
주님,
저희는 모두
행복합니다.
5
주님!
당신께서 소나기를 내리시면
저에게는 얼마나 큰 빗방울이 떨어지는지요.
그런 때, 저는 숲이 우거진 곳을
찾아 비를 피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곤히 잠을 잡니다.
그런 때는 당신의 꿈을 꾼답니다.
주님,
당신이 저를
지켜 주세요.
6
주님!
저는 가끔 슬퍼집니다.
주님, 저와 함께 할
시간이 좀 있으신가요?
만일 제 집에 오신다면
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답니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요.
우리 고양이 생각은 하지 말고
함께 뛰어 보기로 해요.
주님,
저와 함께 계셔 주세요.
7
주님!
꽃의 향기는 감미롭습니다.
그러나 잡초도 그들 나름대로 향기롭답니다.
모두들 제자리에서
제각기 피웁니다.
정말 아름다운 조화이지요.
주님,
당신의 마음에
저를 하나의 씨앗으로
심어 주십시오.
8
주님!
나뭇잎이
바람에 날려 땅에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잎은 상처를 입지요.
제가 그 잎들을 위로해 보겠습니다.
주님,
추위가 닥치기 전에
낫게 해주십시오.
9
주님!
주위를 둘러보면
좋지 못한 일들이 많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많은 이들이
피곤에 젖어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저는 어두운 굴 안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서 지내야 하나요?
아닙니다. 저는 이 어려운
세상과 싸워나가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
저희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십시오.
10
주님!
오늘날 많은 새들이
먹을 것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가난한 이를 위하여
저의 치즈 가루를
선물하겠습니다.
주님,
저의 선물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이 되게 하소서.
11
주님!
별들이 너무나 작게 보입니다.
그 별을 좀더 자세히 보고 싶지만
당신께서 하늘 저 높고 먼 곳에
두셨지요...
주님,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12
주님!
아침에는 이슬방울이 발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저는 민들레 꽃씨가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제비꽃 주머니가
터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들은 그것을 좋아한답니다.
주님,
세상 모두가
당신의 아침 인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13
주님!
무엇 때문에
어린이들은 저만 보면
겁에 질려서 도망을 가나요?
저는 그들과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데
그 누구도 저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주님,
제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게
하소서.
14
주님!
햇볕이 마치 하늘의 불같습니다.
날씨가 너무나 무덥습니다.
게다가 고양이는 싸움을 좋아한답니다.
오늘은 집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님,
저희 모두에게 작은
그늘을 만들어 주십시오.
15
주님!
저는 오늘
옥수수 밭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별빛 아래서 무서워 울었지요.
별들은 저의 나약함을 이해하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실컷 울어라.
분노를 목에 잠겨 두는 것보다는
우는 것이 낫다."
주님,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지
못하는 이들을 도와주소서.
16
주님!
제 가슴이 콩콩 뛰고 있습니다.
모두 저를 잡으려고 곳곳에다
덫을 놓았습니다.
그들은 저를 잡으려고 합니다.
저를 사로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저를 죽이려는 것입니다.
주님,
죽은 이들을
다시 살게 하소서.
17
주님!
오늘날
모든 세상은 즐거운 것 같습니다.
땅도 자기의 기쁨을 표시하고 있지요.
저는 고양이에게 미소를 건네 보겠습니다.
그러면 그도 혹시 미소를 짓지 않을까요?
주님,
적대 행위를
우정으로 변화시켜
주소서.
18
주님!
저는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감옥이란 누구를 가두고
누구를 밖에 두기
위한 것입니까?
그것은 자물쇠가 어느 쪽에 있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모두가 다 어질고 착하다면
더 이상 감옥이 필요 없겠지요.
주님,
이 세상에
좀더 밝은 지혜를
선물해 주십시오.
19
주님!
오늘 생일 잔치에 초대받아 갑니다.
저희는 노래하고 춤추고 선물을 교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축하하고 선물을 하기 위하여
생일날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어떤 이는 지금 당장 마음으로나마
축하를 받고 싶을 것입니다.
주님,
당신께서
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주십시오.
20
주님!
지금 황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힘차게 박수를 칩니다.
왜 다시 볼 수 없을까요?
저는 해님 안에서 당신을 뵙고 싶습니다.
내일 또다시 그 빛깔이
돌아오겠습니다.
주님,
저희들의 눈을
삶의 기쁨으로
돌리게 하소서.
21
주님!
저에게 미소를 보내는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은 정말 친절했지요.
그들에게서 믿음을
배웁니다.
주님,
당신께서도
감격하셨나요?
(A. 토이고,『생쥐의 기도』)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