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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칭찬을 먹고 삽니다

이정수 목사............... 조회 수 1431 추천 수 0 2009.10.10 15: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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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86. 사람은 칭찬을 먹고 삽니다

 

내가 아는 목사님은 제직수련회에 초청을 받으면 꼭 빼먹지 않고 하는 이야기 한 토막이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사랑이라고 했다지만 그 목사님은 <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칭찬이라고 합니다.

그 목사님 고향은 양평입니다. 목사님 집은 크고 넓었습니다. 마당도 넓직하여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겨울철이 되면 팽이를 돌리는데 채찍을 만들어 팽이를 칩니다. 그 목사님은 넓고 넓은 자기네 집 마당에서 팽이를 치지 않고 언제나 바로 웃집 마당에 가서 쳤습니다. 그 웃집은 작고 마당도 손바닥만 해서 팽이채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도 없을 정도인데도 그 목사님은 매일 아침마다 눈만 뜨면 팽이와 팽이채를 들고 웃집 마당에 가서 팽이를 돌렸습니다.

왜 그랬을까?
자기네 집 넓은 마당에서 팽이를 돌리면 아무도 보아주는 사람이 없고, 설혹 누군가 보면 고작 한다는 말이 “ 야, 이놈아 먼지난다. 저리 가서 쳐라. 논에 가서 쳐! ”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웃집 고 작은 집에는 나이 많이 먹은 할마시 한 분이 계셨는데 매일 매일 그 집 툇마루에 나와 앉아 해바라기 하는게 일상의 일이라 그 목사님이 그집에 가서 팽이를 치노라면 그렇게 반가와할 수 없었고, 고 툇마루에 앉아서 “ 아, 그놈 참 잘 친다. 네가 이 동네에서 팽이 제일 잘돌린다. 어, 정말 잘하네! ” 하면서 박수를 칩니다.

그 목사님은 마당이 좁아서 번번히 팽이가 쓸어져도 “ 어, 잘한다. 아, 잘도 돌린다! 한번 더 해봐라! ”라고 하는 그 할마시의 칭찬에 홀려 매일 아침 그 좁은 웃집 마당에서 먼지를 풀풀 날리며 힘차게 팽이채를 휘둘렀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앤소니 드 멜로 신부가 쓴 < 개구리의 기도 >에 나옵니다.

한 미국인이 일본에 골프 관광을 갔답니다. 골프장에 갔더니 경험 많은 좋은 여자 캐디들은 모두 그린으로 나갔고, 그 골프장에 처음 들어와서 그 골프장의 코스도 모르고, 골프 규정에 대해서도 아주 먹통이고, 영어라고는 단 세마디밖에 모르는 열댓살 먹은 소년 한명이 남아있었습니다. 불만이었으나 할 수 없이 그 소년을 캐디로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미국인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 그 소년을 캐디로 썼습니다.
왜 그랬을까?
그 소년은 그가 골프 공을 칠 때마다 결과하고는 상관 없이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며 발을 구르며 감격하여 소리쳤습니다.

< 와, 드럽게 잘 치네!  ( Dammed Good Shot! ) >

 

들꽃편지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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