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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311】배추벌레한테서 뭘 기대해
조그만 채소밭에서 오늘도 아내와 함께 배추벌레를 잡아냅니다. 잠깐 사이에 열 마리도 넘게 잡아냈습니다. 배추잎를 아예 그물처럼 갉아먹으며 망가뜨려 놓았네요. 이래서 농민들이 농약을 치는가 봅니다. 과연 올 김장때 까지 몇 포기나 온전하게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배추벌레들도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니 뭔가 먹고 살아야 하는 법! 그걸 누가 뭐라 합니까. 어짜피 인간들도 하나님이 키워주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배추벌레에게 배추를 얼마쯤은 나누어 줄 마음이 있다 이겁니다.
"아니, 한쪽에서 몇 포기만 그냥 얌전하게 갉아먹으면, 그냥 그거만 공양하는 셈치면 되는데 이게 뭐야. 온 밭의 채소들을 여기 찔끔 저기 찔끔. 아니, 지들이 농사짓는데 땅을 팠어 거름을 주었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밭의 주인행세를 하고 있으니 이게 말이 돼? 내년에는 태우 할아버지 하는 대로 똑같이 가루약도 치고 물약도 치고 할 꺼야. 이놈들이 양심이 있어야지 이거 원. 이놈들이 도무지 생각이 없어 생각이! 하나님이 벌레들을 만드실 때 '생각'을 조금 더 넣어서 만들었어야 하는건데...."
태우 할아버지네 채소밭은 벌레 한 마리 없이 채소가 깨끗하고 통통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우리 밭과 너무 비교가 됩니다. ⓒ최용우 20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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