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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오늘은 책 이야기가 아닌 신앙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메일 책벌레>는 책 이야기뿐 아니라 생활영성, 삶에 관한 이야기도 환영합니다.
요즘 넌크리스천을 만나 종종 교회 혹은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것은 일부 잘못 믿거나 성숙하지 못한 교인들의 행동이나 말이라고 극구 변명(?)하는
입장에 서긴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약간의 변화가 아닌 전반적으로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는 교회 내에서도 보는 시각이 각각 달라
큰 대립을 보이기도 하는데, 한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런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한 번쯤 나눠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에서 본 교회 이야기를 비롯해 바깥에서
본 교회 이야기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나눠 보고 싶네요.
물론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보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어야 하겠죠.
글을 보내 주신 분은 현용주 님(HP 근무). 성덕교회에 오랫동안
다니다가 가까운 교회에 출석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보내 주셨네요.
나눔 감사합니다. 활기찬 한 주 보내세요~~ ^^
벌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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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용주 님
금년 들어 제가 다니는 성덕교회를 떠난지 9개월째 되는군요..영원히 떠나는 건 아니구요..
아이들 양육 문제로 집이 강동구라 현재는 처가집이 다니는 명성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뭐
그냥 주일 대예배만 참석을 하고 있지요...첨엔 명성교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큰 교회
중에 하나인지라 나름대로 배울 것도 많이 있겠다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참 노무현 전대통령부터 김대중 전대통령까지 서거하시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글쎄 당회장 목사님의 설교 말씀 중에 촛불집회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거다. 꼭 보면 빨갱이같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고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비난들..
뭐 목사님도 한 개인이니 자기 개인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겠지만, 성도들의 태도는 더 가관이죠.
아멘~아멘~목사님 말씀이 100%맞다는 동조함...ㅎ
예배 시간 중에 느낀 분위기는 저에겐 참 충격이였습니다.
우리가 뽑은 MB니 장로님이기도 하니 크리스찬들이 기도 많이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물론 일반적으로는 맞겠죠?
그러나 제 눈에는 사울에게 직언했던 사무엘 선지자 같은 역할을 해야 할 분들이 오히려 MB를 두둔하고
우리가 기도하면 경제도 회복되고 다 잘될 거다. 기도 열심히 해야 한다.
MB가 흔들리지 않게 힘을 모아 줘야 한다는 이야길 들을 때 참 허탈하더군요..
물론 기적이 있을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제 위기는 가진자들의 더 가지고자 한
탐욕에 의해 부풀려진 버블로 위기가 온건데 무조건 기도하면 잘된다니요...
이건 정말 맹목적인 기복신앙이 아닌가요? 물론 일반적으로는 잘 되도록 기도해
주는 것이 맞지만,또한 바르지 못하거나 제대로 못하는 부분은 지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또 설교 시간에 이런 이야기도 나왔지요..예전 검찰총장 후보 천성관씨 이야기인데요.
고 노무현대통령의 포괄적 뇌물죄를 주장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아들을 W호텔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리고,
본인도 다른 사업가에게 자금을 받아 펑펑 누리며 산 사람이더군요..
근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사람이 MB와 같이 소망교회 다닌다는 사실을...
그 때 얼마나 내 자신이 크리스찬이라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속으로 참 뻔뻔한 인간이다...
그 사람에게는 교회 가는 것이 잘못하고 용서 빌고 축복받는 곳인 것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르게 살 생각은 안 하고 단지 잘못하여 양심이 거리낄 때마다 회개하고 또 저질려도 되는...
그런 사실을 아는 나는 당연히 이러한 부분에 대해 회개하고 돌아봐야 한다는 말 정도는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목사님 말씀은 기도를 충분히 하지 않았기에 권력의 자리에 올라가려 할 때 미끄러진 거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어느 자리에 있던지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고..기도를 많이 하면 그렇게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일개 평신도가 대교회 목사님의 말씀을 비난한다는 것이 가소로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들을 때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적어도 그 사람이 크리스천이었다면 정말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회개하게 하고 우리도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는 이야길 해야지, 그사람의 잘잘못은 어디간데
없고 기도가 부족해 미끄러졌다?
여기 다니면서 느낀 것은 "그렇구나. 가진 자들, 부자들이 믿는 하나님은 그들을 더 복받게, 더 욕심을
채우고 하늘나라까지 영원이 축복받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은 부정을 저질러 100을 가지면 그중에 10은 교회에 베풀며 사랑을 실천했다고 하고 ,
그 부정을 저질러 100을 받은 것은 교회에 와서 용서를 구하면 되는 거고.그리고 자신들은
90을 누리고...그래서 그들은 현실에서도, 나중에 하늘나라서도 잘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거고..
그런 그들에게 바르게 인도해야할 목사님들은 그들의 잘못은 지적할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기도하면 용서 받는다고 하고 오히려 기득권을 옹호하는 상황이니..
그러니 일천만국민이 믿는 대한민국이 요지경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예전 다닌 성덕교회도 완벽한건 아니죠.. 그러나 내가 대학때, 그리고 자라면서 배운 것은,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부족하지만 가능한 우리의 삶을 정직하게 살며, 내것을 다른
이들과 나눌줄 아는 베푸는 삶이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가진 자들은 그들이 믿는 하나님은 그들의 지위와 물질을 더 공고하게 하는 거 같습니다.
소위 이 땅의 사무엘같이 바른 소리하는 목회자가 보이지 않음에 화가 나고, 하나님이 대한민국
교회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가소롭게 생각하실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너무 오버해서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그냥 씁쓸하게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진정한 신앙에 대해, 그리고 우리사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에 제 마음 안에 '허탈함과 분노'가 생깁니다.
물론 저도 바르게 살지 못하는데 누굴 탓할까요?
멋진 가을을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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