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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자발적 가난의 풍류

이정수 목사............... 조회 수 1654 추천 수 0 2009.11.21 11: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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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484. 청빈=자발적 가난의 풍류


<E.F. 슈마허, 골디언 밴더브뤼크, 이덕임 역,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자발적 가난, 그물코>, 이 책을 읽어보니 이즈음 서구 사회는 개인적 -사회적-생태학적 시각에서 자발적 가난(동양적 표현으로는 청빈)의 필요성이 매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이대로 소유경쟁 사회 체제가 계속되면 인간성의 황폐화, 에너지 자원의 고갈, 생태계 파괴, 오염 등으로 조만간 인류 공멸이란 대재앙이 불 보듯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공멸의 대재앙을 방지 내지는 지연 시키며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대안은 자발적 가난=청빈한 삶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매우 호소력 있는 제안입니다.


십년을 경영하여 草堂(초당) 한 간 지어내니
반 간은 淸風(청풍)이요 반 간은 明月(명월)이라
江山(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 - 송순

山中(산중)에 閉戶(페호)하고 한가히 앉아 있어
萬卷書(만권서:많은 책) 生涯(생애)하니 즐거움이 그지 없다
행여나 날 볼 임 오시거든  날 없다고 살와라 -이유

秋江(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자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이정

東林寺酬衛丹刺史(동림사 절에서 친구 위단에게 부치는 글) -靈澈(영철)

年老心閑無外事(연로심한무외사: 나이 들어 세상 일과 무관하여 참 한가하다)
麻衣草座亦容身(마의초좌역용신: 베옷, 짚방석이라도 몸은 편하다)
相逢盡道休官好(상봉진도휴관호: 만나는 사람마다 사직하고 쉬고 싶다 한다)
林下何會見一人(임하하회견일인: 언제쯤에야 산 속에서 그 한 사람 볼 수 있을까)

당나라 시인 영철이 자사 벼슬하는 친구 위단에게 보낸 글입니다. 나는 이제 청빈=자발적 가난의 삶을 택하여 살고 있으니 소유경쟁하는 일이 없어 참으로 한가하다. 비단 옷 입고 기름진 음식은 먹지 못하나 무명 베옷 입고 푸성귀 반찬으로 살지만 건강에 아무 이상 없다. 만나는 사람마다 말로는 회사, 직장, 사업 다 때려 치우고 좀 쉬고 싶다고 한다. 이 사람아, 자네도 그런 소리 종종 했잖아!

여보게 위단! 이 사람아, 그래 언제쯤에야 소유경쟁 판에서 떠나 이 운치 있고 풍광 좋은 동림사 숲 속에서 나와 함께 청빈=자발적 가난의 소박한 풍류를 즐길 수 있겠는가?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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