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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목사의 시사포커스] 복음화 마인드와 민주화 마인드의 화해
국민일보 : 2006-01-17
기독교 복음주의권의 복음화 운동은 복음서에 나타난 지상명령에서 근거를 찾아왔다. “가서 모든 족속으로 내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이야말로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이 우선적으로 순종할 첫째 명령으로 이해한 것이었다. 그래서 주의 제자들은 민족 복음화의 기치를 내걸고 순전한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자 밤새워 기도하고 날 새워 전도하며 이 땅 거리마다 동네마다 교회를 심었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이들의 기도와 전도에 힘입은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한편 광복 이후 이 땅의 진보적 기독교 지도자와 민초들은 복음 전도의 기초가 되는 역사적 정치적 상황에서의 인간 자유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자유로운 인간과 자유로운 사회의 맥락 없이는 복음을 전할 수도,들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군부독재의 살벌한 위협에 맞서 저항하고,감옥에 가고,피를 흘렸고,민중의 억압 당한 소리를 대변해왔다. 오늘 이만큼 자유롭고 민주화된 사회가 이들의 희생과 거룩한 투쟁에 힘입은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지난 수년간 소위 진보적 기독교 운동권은 복음주의자들에게 “우리가 거리에서 피 흘리고 있을 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어왔다. 그같은 질문에 대해 “우리가 밤새워 기도하고 날 새워 전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넓혀가고 있었을 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북한 동포들의 인권 문제는 유엔을 포함한 전 세계 민중의 관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인권 신장에 앞장서온 소위 진보적 형제들은 북의 처참한 인권 상황에 최소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거부 내지는 묵살해왔다. 그리고 이런 거부와 묵살 마인드의 배후에는 앞서서 북의 인권을 말하는 미국의 논리에 추종하지 않겠다는 것과 인권을 말하다가 더 큰 재앙인 남북 평화를 해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인간의 기본권이 미국만의 정치적 논리로 해석될 수 있고 정치적인 평화의 이름으로 북한 민중의 실제적인 생존권이 위협되어도 좋은지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과거 서슬 퍼런 군부독재 시대에도 이 땅의 민초들의 인권을 대변하던 그 가치가 북에서는 예외적인 가치란 말인가.
오늘 이 땅에서 진행되는 사학법 파동을 바라보는 심경도 착잡하기만 하다. 이 이슈에 대해서도 복음화 마인드와 민주화 마인드는 다시 첨예한 한판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과거 민주화의 이름으로 자유를 옹호하던 세력이 지금은 부패를 단죄하기 위해 자유의 미래를 눈 감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개정 사학법으로 한순간 사학들이 모든 기독교적 가치를 포기해야 할 만큼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부패를 감시하기 위해 견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학의 자유로운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이 부패를 염려하는 마음보다 앞서야 하는 것을 그 진보적 마인드로 정말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까가 궁금하기만 하다.
오늘날 사학 파동 심각성의 뿌리는 과거 교육평준화란 이름하에 사학만의 교육적 자율의 마당을 저항 없이 포기한 데서 기인한다고 보았을 때,사학의 자율을 위협하는 작은 변화는 결코 작은 변화라고 할 수는 없다. 과거 이 땅의 자유를 위해 헌신하던 민주화의 일꾼들이 다시 한번 사학의 자유를 지키는 청지기가 되어주고 지난날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던 일꾼들이 그 열정으로 사학의 부흥을 위해 기도한다면 오늘의 위기는 내일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땅의 복음화를 이룬 세대와 민주화를 이룬 세대는 모두 하나님 나라의 2개의 지평인 영혼 구원과 인권 회복의 청지기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화 마인드와 민주화 마인드의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는 그 날이 가져올 새 봄이 기다려진다.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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