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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하이블이냐? 리챠드 포스터냐?

이동원 목사............... 조회 수 2653 추천 수 0 2010.01.18 14: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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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자체가 왠지 흑백 논리에 근거한 선정적 선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을 유보하고 제발 끝까지 읽어 주시길 기도할 따름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빌 하이블(Bill Hybel)은 윌로우 크릭 커뮤니티 교회를 담임하며 우리 시대에 소위 ‘구도자 중심’(seeker-oriented) 전략에 입각한 새로운 스타일의 교회 성장의 열풍을 몰고 온 당사자입니다.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Rick Warren)도 동일한 비전에 근거한 ‘목적 세우기’ 운동(Purpose-driven church/life)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교회 성장의 가능성을 보게 하였습니다. 저는 이 두 분 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통역으로 부름 받아 가까이서 교제하며 두 분의 인간적 면모를 직접 대면하고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 다 이 시대를 위해 예비 된 하나님의 사람들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챠드 포스터는 잘 아시는대로 우리 시대에 개신교 진영의 영성운동을 대표하는 분으로 레노바레(Renovare: ‘새롭게 한다’는 뜻)운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리챠드 포스터의 ‘기도’와 ‘영적 훈련과 성장’이라는 책은 전 세계에 기도에 목말라하는 이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맑은 샘터가 되어왔습니다. 이미 그의 저서들은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리챠드 포스터와 함께 개신교 영성운동을 이끌어온 그의 동역자들 중에 우리는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와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의 이름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두 분 다 리챠드 포스터의 레노바레에 참여하여 전 세계 개신교들인의 건강한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을 위해 기여하고 있습니다.

 

달라스 윌라드와 유진 피터슨의 책들 또한 일종의 마니아 그룹을 만들면서 영성 신학자들과 깊이를 추구하는 신학도, 목회자 그리고 뜻있는 평신도들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여름은 유진 피터슨과 그리고 이 가을은 리챠드 포스터와 며칠을 함께 하는 은총의 만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생각한 대로 이들 또한 존경받아 마땅한 하나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흑백 논리에 익숙한 사람들의 경우 ‘성장 캠프’와 ‘영성 캠프’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의 신학과 실천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일에 열을 올려 왔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두 그룹의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빌 하이블에게 레노바레와 관상기도 사역을 언급했을 때 그는 자신도 그 방면의 사역에 깊은 목마름이 있다는 고백을 하는 것을 직접 들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리챠드 포스터도 매 순간 순간을 거룩한 순간으로 만드는 실존적 영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가 릭 워렌의 목적적 영성이 끼친 긍정적 영향을 건강하게 언급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높은 산언덕에서는 모든 길이 만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오히려 두개의 그룹을 함께 만나고 있는 저를 부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한국 교회는 분명 세계적인 교회 성장운동 그리고 구도자 운동에 많은 빚을 진 교회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성장의 역기능적 상처를 끌어안고 고뇌하는 이 시점에서 레노바레 영성 운동은 때가 찬 하나님의 손길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빌 하이블과 리챠드 포스터의 영성에 있어서 양자택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이것이냐 저것이냐"(Either~or)가 아니라, “둘 다”(Both~and)입니다. 이제 우리는 교회 성장의 시끄러운 역기능을 반성하면서 조용한 ‘독거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포기하지 말아야 할 구령의 열정을 골방의 조용한 기도로 아뢰이며 한 영혼 한 영혼을 향한 애정을 품고 전도의 과제가 기다리는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 골방과 시장이 만나는 곳-거기서 우리는 한국 교회의 미래를 만나야 합니다.

그 교차로에서 우리는 한국적인 빌 하이블 그리고 한국적인 리챠드 포스터를 길러내야 합니다. 리챠드 포스터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한국에 온 목적은 나 혼자 모든 강의를 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한국의 영성으로 길러진 한국의 아름다운 종들과 동역하는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입니다. 할 수 있다면 그런 한국의 종들을 세계의 시장에 책으로 동역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년 그와 더불어 콜로라도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함께 동역할 그 날을 다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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