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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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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문제 제기와 연구 목적
기독교교육은 기독교인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인격의 분량에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교육은 어떻게 하면 신앙이 발달하여 그리스도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할 것인가를 그 과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신앙과 발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그와 함께 신앙발달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할 과제가 주어진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독교교육은 동일한 성서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발달 단계에 맞게 교육한다고 해도 성서의 내용을 일반 교육에서 말하는 발달 단계의 틀에 맞추어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더구나, 성인 대상 신앙교육에서는, 회심한 후에 그들이 어떠한 성장의 순서를 거쳐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그들을 위한 교육으로는 계속적으로 성서의 내용을 축적해 가는 성경공부가 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말하고 있는 신앙은 무엇이며, 우리가 앞으로 말해야 할 신앙은 무엇인가? 또한 우리는 어떻게 그 신앙을 교육할 것인가? 그리고 신앙이 일련의 발달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그 체계적인 틀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러한 틀에 기초해 어떠한 교육을 준비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파울러(James Fowler)의 신앙발달 이론은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대답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이론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본 글을 통하여 본인은 파울러의 이론이 신학과 심리학의 교차학문적 연구를 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동시에, 그의 이론이 기독교교육의 실제에 공헌하는 점을 중심으로 기독교교육적인 시도를 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및 구성
파울러의 신앙발달론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신앙발달론을 주로 소개한 저서 『신앙의 발달단계(Stages of Faith)』를 중심으로 하여, 파울러의 이론을 소개하고 비평한 타 학자들의 저서들을 연구하는 문헌연구에 주력할 것이다. 또한 그의 신앙발달론의 구성에 영향을 주었던 신학자, 그리고 심리학자들의 주요 저서들을 참고하여 그의 이론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본 글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내용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2장에서는 파울러가 신앙발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초가 되었던 신학적·심리학적 기초를 살펴보고, 그것들이 그의 이론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것이다. 다음으로 3장에서는, 파울러가 신앙을 어떻게 이해했고, 신앙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으며, 신앙은 어떠한 단계들을 거쳐 발달한다고 했는지,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신앙교육 패러다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렇게 그의 이론에 대한 정리가 끝나면, 4장에서, 그의 이론이 신앙발달 연구에 있어서 공헌한 점은 무엇이며, 반면 다른 학자들에 의해 비판받고 있는 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그리고, 그의 신앙발달이론에 근거한다면 어떠한 기독교교육적 시도가 필요한지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Ⅱ. 파울러의 신앙 발달 이론의 기초
1. 신학적 기초
1) 폴 틸리히(Paul Tillich)
파울러가 신앙을 보편적인 것으로 보는 데에는 폴 틸리히의 견해가 전제되어 있다. 폴 틸리히는 말하기를,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구심력을 형성하는 어떤 가치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치들 중 우리가 궁극적으로 관심의 대상으로 삼고, 그 가치를 위해 삶을 걸고 충성하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고 하였다.
2) 윌프레드 스미스(Wilfred Cantwell Smith)
틸리히와 니버가 보편적인 신앙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 주었다면, 비교종교학자인 스미스는 신앙이 종교나 신념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신앙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체성을 제시해 주었다. 스미스는 종교를 "축적된 전통들"이라 보았고, 그 축적된 전통들은 과거의 사람들의 신앙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앙은 종교보다 더욱 개인적인 것으로, 그 축적된 전통들을 통해 깨달은 초월적 가치에 대해 개인이 갖는 응답방법이라고 보았다. 한편 신념은 "특정한 관념들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이해한 반면, 신앙은 신념들이 규정지어 놓는 초월자에 대한 신뢰와 충성의 관계라고 하였다.
3) 리차드 니버(H. Richard Niebuhr)
폴 틸리히에게선, '궁극적 관심'으로서의 신앙, 스미스에게선 신념이나 종교로부터 구분되는 신앙이라는 기본적 입장을 취한 반면, 니버의 신학적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신학적 구조를 거의 따르고 있다. 니버의 신학적 인간 이해가 담겨진 저서는 『책임적 자아』로서, 그 개요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두 가지 상(像)을 가지고 있는데, 그 하나는 "만드는 자로서의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으로서의 인간"이다. 전자는 일정한 목적을 위해 생각을 가지고 생산해 내는 인간을, 후자는 사회 속의 법률 아래에서 사는 인간을 말한다. 니버는 이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법에 복종할 것인가? 라는,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닌 존재로 봐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인간은 네 가지 영역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은 사회, 시간과 역사, 절대적 의존, 죄와 구원 안에서의 책임이다.
2. 심리학적 기초
1) 장 삐아제(Jean Piaget)
삐아제는 어떤 대상을 인식하는 데에는 '주체와 객체와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외부의 환경을 자기 기존의 내부 틀에 통합시키는 '동화'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내부 틀을 변화시키는 '조절'을 통해 인식의 '균형'을 추구해 간다고 보았다. 그리고 아동기는 크게 네 단계를 거치며 지적인 발달을 이뤄간다고 보았는데, 그 네 단계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는 감각운동기로서, 2세까지의 영아들이 속하는 이 시기에는 감각이나 운동기관을 사용하여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해 나간다. 둘째 단계는 전 조작기로서, 이 시기에는 내면적인 조작적 사고가 가능하긴 하지만 아직은 논리적이 아닌 직관적인 것일 뿐이다. 따라서 논리보다는 상상력에 주로 의존하게 된다. 셋째 단계는 구체적 조작기로서,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시기로서 인과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보존 개념을 획득하게 된다. 넷째 단계는 형식적 조작기로서 가시적인 것을 초월하여 추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시기이다.
2)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
콜버그의 도덕발달 이론은 파울러가 신앙의 구성요소를 "도덕 판단의 형태"로 보게 된 근거가 되었다. 콜버그의 주된 관심은 도덕적인 판단이나 생각에 있어서 외부로 드러난 행동보다는 그렇게 행동하게 된 생각의 "구조"를 밝히는 데 있었다. 콜버그는 하인즈 딜레마(Heinz Dilemma)라고 불리는 상황에 대해서 어떠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지 살펴봄으로, 그러한 도덕적 판단 내리는 근거를 중심으로 도덕발달 단계를 구분하였다.
콜버그의 도덕발달은 인습(convention)을 기초로 한 세 수준-인습전, 인습적, 인습이후의 수준-을 각각 두 단계로 구분하여 진행된다. 여기서 인습이란, 자신이 속한 집단의 협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습전 차원에선, 아직 자신의 집단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인습 차원에서는 자신의 그룹이나 사회의 규칙을 중시하여 이를 도덕판단의 근거로 삼으며, 마지막으로 인습 후 차원에서는 자신의 관점이나 이익, 또는 속한 집단을 초월한 보편적인 규범에 따라서 행동한다. 콜버그의 도덕발달 이론의 개략적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습 이전의 수준으로는 순종-벌 단계와 순진한 자기중심적 단계의 두 단계로서 전자는 우월한 힘에 대해 자기 중심적으로 복종하는 단계이고, 후자는 옳은 행위란 자기의 필요들과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필요들을 도구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인습적 수준에는 착한 소년 소녀 지향단계와 권위와 사회질서의 단계가 있고, 전자는 인정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며 도와주려는 경향을 가진데 반해, 후자는 의무를 행하고 권위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 보이려는 경향을 가진 단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습 이후의 수준에는 사회 계약 지향 단계와 양심 지향 단계가 있는데, 전자는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회피하며 상호계약을 지켜주는 단계이며, 후자는 논리적인 보편성과 일관성에 대한 호소를 포함한 선택의 원리들을 따르려는 경향이 있는 단계이다.
3) 에릭 에릭슨(Erik H. Erikson)
신앙은 근본적으로 전적이기 때문에 신앙발달도 자아의 전적인 성장이 되어야 한다. 에릭슨은 프로이드의 이론을 기초로 하여 인격의 8단계를 구성하였다. 프로이드가 인격의 병적이고 신경증적인 측면의 진술에 주력한 반면, 에릭슨은 건강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건강한 인격 발달에 관심을 두었다. 또한 에릭슨은 자아에 주관심을 두고 이 자아와 환경, 즉 사회와의 관계를 통해 인격이 성장한다고 보았다.
에릭슨은 인격은 일평생을 통해 발달하며, 각 단계에는 해결해야 할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과제가 동시에 주어져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건강한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의 위기들을 건강하게 극복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인격 발달 단계의 개요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는 "기본적 신뢰 대 기본적 불신"의 단계이다. 이 시기는 유아기에 속하는 단계로서, 기본적 신뢰 대 기본적 불신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지속적이고, 일관되고, 그리고 동일한 사랑어린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단계는 "자율성 대 수치심과 의심"간의 갈등을 겪는 단계로서, 아동 초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무언가 스스로 해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일어나는데, 이 시기에 "혼자 힘으로 서는 것"을 격려받는 경험은 자율성을 획득하도록 도와준다. 반면, 숙달되지 못함에 대해 주변에서 지나치게 실망하거나 꾸짖는 경험은 수치심과 의심을 가지게 된다. 아동기에 배양된 자율성은 후의 삶에 있어서 의심이나 수치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셋째 단계는 "주도성 대 죄의식"간의 갈등을 겪는 단계로서, 아동 중기에 해당된다. 여기서 주도성이란 "자율성에 적극적이고 항상 살아 움직이게 하기 위한 과업수행과 계획, 그리고 과업을 해내는 질이 더 첨가된 것이다." 이 단계의 위험성은 개인이 주도적으로 시행하고자 했던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오는 불안, 죄의식, 체념이다. 넷째 단계는 "근면성 대 열등감"의 갈등을 겪는 단계로서 아동 후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아동은 단순한 놀이에서 '생산성'이 있는 작업에 몰두하고자 한다. 자기에게 부여되는 기술과 과제들을 이뤄내면서 아동의 작업을 완성함으로 인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며, 더불어 긍정적인 자기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러나 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절망하게 되면, 자신이 '어설프고 서투른 사람' 혹은 '부적절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게 되며, 결국 그러한 열등감은 건강한 인격성장을 방해하게 된다.
다섯째 단계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는 단계로서, "정체감 대 역할 혼미"의 갈등을 겪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이전까지의 아동기에서 쌓아왔던 자신에 대한 이해를 모두 의심하게 되며, 자신에 대한 질적으로 다른 이해를 추구하게 된다. 즉 자신이 스스로에게 생각하던 점들을 타인의 견해와 비교하게 되고, 이전까지 길러왔던 역할과 기술들을 직업과 관련시키게 된다. 여섯째 단계는 "친밀감 대 고립"의 갈등을 겪는 시기이다. 자아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는 시기이며, 친숙한 관계를 회피하고자 하여 친밀감을 형성할 수 없을 때는 고립이라는 위기가 온다.
일곱째 단계는 "생산성 대 정체감"의 갈등을 겪는 시기로서, 성적인 재생산과 아울러 후세대를 가르치고 양육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되고, 이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지 못했을 때는 자신에게만 집중하여 사회로부터 분리되는 정체감을 겪게 된다. 여덟째 단계는 "통합 대 절망"의 갈등을 겪는 시기로서, 일곱째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면, 자신의 평생을 돌아보면서 자아통합을 이루게 된다. 반면, 자아통합을 상실할 경우에는 자신의 전체적 삶에 대한 절망을 경험하게 되며, 이것은 곧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Ⅲ.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의 이해
1. 신앙에 대한 이해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신앙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첫째로, 파울러가 말하는 신앙은 보편적인 것이다. 그는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또한 종교인이 어떠한 종교를 가졌던지간에 모두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즉 그에게 있어서 신앙이란,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대상에 대한 신뢰인 것이다.
둘째로, 그는 신앙을 관계적인 것으로 본다. 그는 신앙을 유아기에 우리를 길러준 사람들과 맺게 되는 최초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며, 또한 이것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신뢰 혹은 배신 등의 경험을 통해 성장된다고 하는 니버의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는 가치와 힘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신앙을 발전시켜 가는데, 파울러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삼각형으로 도식화하였다.
가치와
힘의 공유된 센타
자신 타인
이 삼각형은 결국 하나의 포괄적인 가치와 힘의 센타로 모아져야 한다고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급진적인 유일신론(radical monotheism)적 신앙-정체성이다. 그것은 한 개인이나 집단이 가치와 세력의 초월적 중심에 그 최상의 신뢰와 충성을 부여하는 그러한 신앙-정체성 관계의 유형이라고 하였다.
셋째로 그는 신앙을 상상력이라고 보았다. 우리의 모든 "앎"은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의식을 초월한 방법, 즉 '이미지'의 형태로 구성한다. 그 이미지를 구성함으로 모든 앎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며, 신앙은 궁극적 환경의 이미지를 향한 상상력으로 우리의 행동과 반응을 형성하게 한다.
넷째로 그는 신앙을 인간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다. 신앙이 초월자의 초월적인 내용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고 할 때, 그는 그 초월자나 초월적인 것을 조직적으로 추적하고 성찰하는 것을 기피하였으며, 자신의 일차적 관심은 신앙의 인간적 측면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신앙이란 의미를 추구하고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입장에서의 노력의 결과이다.
다섯째로 그는 신앙을 동사적인 것으로 보았다. 신앙은, 명제나 개념을 소유하는 '신념'이나 '축적된 전통들'을 말하는 '종교'와도 다르며, 오히려 신념이 규정지어 놓은 초월자에 대한 신뢰와 충성의 관계라고 말한다. 이러한 견해는 스미드와 니버가 함께 주장한 것이다. 니버는 "신앙은 가치의 근원과 충성의 대상으로서의 어떤 실체에 대한 신뢰와 충성의 태도와 행위이다"라고 하였다.
2. 신앙발달 조사와 그 내용의 분석 기준으로서의 신앙 구성 7요소
파울러는 10년동안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실제적인 면담을 통해 신앙발달을 연구하였다. 이 조사는 케네디 2세(Joseph P. Kennedy, jr) 재단으로부터 받은 도덕과 신앙발달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원조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 면담에 사용된 질문들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삶에 대한 개관"으로서, 그 사람 자신의 인생 경험들과 도전에 대한 반응들 및 의미의 구성들을 그 면담의 주제로 삼고 있다. 파울러는 그러한 면담을 통해 얻은 답 자체보다는, 응답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형성하고 해석하는 방법들을 발견하려고 하였다. 2부는 "삶을 형성해 주는 경험들과 관계들"은 제목의, 1부보다 더 심층적인 삶에 대한 관찰을 시도한다. 여기에서 역시 응답자들이 삶에서 일차적인 가치들을 형성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방식들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험들과 관계들을 확인하고자 노력한다. 3부는 "현재의 가치들과 헌신들"이란 제목의, 응답자의 보다 직접적인 가치관을 확인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3부가 종교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신앙에 대한 질문이라면, 4부는 보다 단도직입적으로 종교와 관련된 신앙에 대한 질문이다.
이상의 내용으로 구성된 질문을 기조로 하여, 파울러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1972년에서 1981년까지 359차례의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을 실시한 결과를 분석하여 신앙단계별로 구분하기 위해, 그는 신앙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일곱 요소를 기준으로 하였다. 그 일곱 요소란, 논리의 형태(Form of Logic), 관점 채택(Perspective Taking), 도덕적 판단의 형태(Form of Moral Judgement), 사회의식의 테두리(Bounds of Social Awareness), 권위의 장소(Locus of Authority), 세계관의 형태(Form of World Coherence), 상징적 기능(Symbolic Function)이다.
각 신앙의 구성요소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논리의 형태란 신앙이 의미를 추구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신앙은 인간의 사고 행위와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으며, 따라서, 사고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 논리의 형태는 신앙의 단계를 파악하는 기본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요소를 채택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관점의 채택이란 신앙이 발달하면서 함께 이루어지는 관점의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인간은 신앙이 발달할수록 자신만의 관점에서, 타인의 관점, 더 나아가서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관점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도덕 판단의 형태는 파울러의 도덕발달이론의 영향으로 도입한 요소이다. 콜버그의 도덕 발달이론은 똑같은 상황에 대한 똑같은 판단이라고 할지라도 그 판단에 이르게 된 근거에 의해 도덕적 발달 수준은 다르다고 하는 것으로, 결국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성숙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넷째, 사회의식의 테두리란 관계적인 신앙을 전제한 것이다. 신앙은 관계적이기 때문에 신앙을 형성함에 있어서 반드시 그 신앙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테두리가 있다. 이 사회의식의 테두리는 신앙이 발달할수록 더욱 더 확장되며, 또한 새로운 의미로 이해된다.
다섯째, 권위의 장소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 위치, 즉 판단의 근거를 말한다. 파울러는 "사람이나 생각, 제도, 경험, 그리고 자신의 판단 과정이 권위 있게 의미를 부여하도록 투자되는 구조적 인식과 헌신의 양태에 중심을 둔다."고 하였다.
여섯째, 세계관의 형태는, 파울러가 소위 "궁극적 환경"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각 개인이 처해 있는 가장 포괄적인 삶의 테두리, 또는 의미의 영역을 말한다. 말 그대로 세계를 이해하는 전체적인 관점이다. 일곱째 상징적 기능이란, 경험이나 논리의 영역으로 수용할 수 없는 무의식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에 포함된 신앙의 상징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 혹은 이해를 말하는 것이다. 신앙의 상징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이해는 발달 단계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신앙의 발달이란 이상의 일곱 가지 요소가 유기체적인 관련을 맺으며 함께 질적인 변화를 이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신앙의 발달 단계
신앙 발달의 특징을 각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파울러의 신앙발달 단계는 총 일곱단계로 나뉘는데,
첫째는 미분화된 신앙단계(Undifferentiated Faith)이다. 파울러는 이 시기를 단계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단계 이전의 시기, 즉 "0단계"라고 명명하였다. 그것은 이 단계가 무의식의 세계를 형성하는 시기인 동시에, 이후의 신앙발달을 위한 기초를 형성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서 발전된 상호성의 질, 신뢰, 자율성, 희망과 용기(또는 이와 상반되는 것들)는 후에 신앙발달에서 오는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또는 모든 것을 침해하려는 위협이 된다)" 내용을 볼 때, 이 시기에 대한 이해는 에릭슨의 인격 발달 이론에서의 첫 단계, 즉 "기본적 신뢰 대 기본적 불신"이라는 위기를 겪는 단계를 전적으로 수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단계로의 이동은 언어 혹은 의식적 놀이를 통해 상징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와 언어가 나타나면서 가능해진다.
둘째는 직관적-투사적 신앙의 단계(Intuitive-Projective Faith)이다. 이 시기는 3세에서 7세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전형적인 단계이다. 이 시기의 주요한 특징은 논리적 사고가 불가능하며, 대신 무한한 상상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신앙은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기 중심적이다. 이 시기에서의 위험성은 바로 이 상상력이 지나쳐 억제될 수 없는 공포 혹은 파괴적인 이미지들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과, 반면 금기나 도덕적 교리적 기대를 강요함으로 상상력을 악용하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 조작적 사고가 가능해지면서 다음 단계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것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그냥 그렇게 보이는 것과 실제의 모습을 구분할 수 있는 기초를 세워주어야 한다.
셋째, 신화적-문자적 신앙(Mythic-Literal Faith)은 7, 8세에서 11, 12세의 어린이들에게 해당하는 신앙이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구체적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인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신앙적인 이야기들을 논리구조를 따라 서술할 수 있는 반면, 설화의 주인공들을 신인동형론적으로 이해하며, 또한 그 이야기로부터 성찰적인 어떤 개념을 도출하지 못하고, 설화가 표면적으로 주는 그대로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넷째는 종합적-인습적 신앙(Synthetic-Conventional Faith)으로서 사춘기에 전형적인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개인의 경험은 가족의 범위를 초월한 다양한 사회집단으로 확대되며, 이와 관련하여 신앙은 다양한 범위 속에서 일관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이 시기는 다양한 입장의 견해들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단지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라고 이해하며, 결국 자신이 속해있는 이념, 혹은 신앙의 범위에 대해 객관적이고 성찰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것을 파울러는 "순응주의"라고 표현했다. 이 단계에서의 위험성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내면화되었을 경우 초래되는 자율성에로의 발전 가능성 상실이다.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촉진할 수 있는 요소로는 공식적인 입장과 충돌되는 사건이나 견해들이 자신이 속해있는 공식적인 배경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비평적 성찰적 경험과 전망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개별적-성찰적 신앙의 단계(Individual-Reflective Faith)이다. 이 단계에선 공식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상징에서 의미를 도출해내는 "비신화화"가 일어난다. 이전에는 중요한 타인들의 상호인격적 범위에 근거하여 그 정체성과 신앙 구성들을 유지하였던 자아가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역할이나 의미의 구성에 의하여 정의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가지고 자신의 의미의 틀을 구성한다. 이 시기에선 자아와 이념에 대해 비판적인 성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위험성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비판적 성찰을 통한 자아가 실재나 혹은 다른 사람들의 세계관과 지나치게 동일시되는 자기도취적 성격을 띌 때 나타날 수 있다.
여섯째는 결합적 신앙의 단계(Conjunctive Faith)이다. 이전의 단계가 보편적인 것을 자신의 것으로 개별화하였다면, 이 단계는 비평적 성찰을 통해 구분되고 무시되었던 입장들을 자신의 것과 통합하는 시기이다. 이전의 신앙이 자주적인 신앙이라고 한다면, 이 시기의 신앙은 내적으로 성숙한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만 국한되지 않는 인정과 포용의 신앙이다. 파울러는 이 시기에서 또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소는 진리에 대한 역설적 이해로 인하여 자족감 혹은 냉소적인 후회가 일어날 수 있는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일곱째는 보편적 신앙의 단계(Universalizing Faith)이다. 파울러는 이 단계에 속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사람들은 궁극적 환경에 대한 그들의 느낌 인식이 모든 존재를 포괄하는 신앙 구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 단계에 도달한 사람들은 아주 희귀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단계에 도달한 인물로서, 간디(Gandi), 말년의 마틴 루터 킹 2세(Martin Luther King, Jr.),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 등을 소개한다.
4. 새로운 신앙교육 패러다임
파울러는 역사도 하나의 발달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면서, 21세기를 앞둔 현대를 개별적 성찰적 신앙단계에서 결합적 신앙단계로 옮겨가는 전환기로 보았다. 따라서 이 시대에는 결합적 신앙을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신앙교육 패러다임이 요청된다고 하였고, 새로운 신앙교육 패러다임이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현장인 하나님의 프락시스에 인간이 응답하여 소명을 갖게 하고, 공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소명이란, 하나님의 목적에 맞추어진 인간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한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공교회는 연령 및 신앙단계의 구분을 넘어서서 모든 교인이 하나님께로 향한 소명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았는데, 그러한 접근을 위해 고려해야 할 다섯 가지 차원은 다음과 같다. 설교 및 교수가 포함되는 케리그마(kerygma), 예배 및 성례에의 참여를 말하는 레이뚜르기아(leiturgia), 개인적인 혹은 집단적인 기도와 공부를 가리키는 파이데이아(peideia), 선교와 봉사를 뜻하는 디아코니아(diakonia), 소명을 나누고 돌보는 영적인 교제를 의미하는 코이노니아(koinonia)가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차원의 현장 속에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하는 회중으로 재형성되고 양육된다.
또한 신앙을 가치의 중심과 힘의 실재 뿐만이 아닌, 공유된 근원이야기에 대해서도 신뢰와 충성의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면서 신앙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이야기로서, 일곱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태초에 하나님께서"라는 태초의 삼위일체되신 하나님의 이야기이고, 둘째, 무로부터의 주권적인 "창조"이야기이다. 셋째, 죄, 불화, 소외, 괴리, 또는 하나님과의 적대관계라고도 불리는 "타락"의 이야기이다. 넷째, 구약에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이루신 "해방과 언약, 그리고 불순종에 따른 추방"이다. 다섯째, 추방당한 당신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으로서의 "성육신"이다. 여섯째,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에 성령을 보내심으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역을 전수하게 된 것이다. 일곱째, 이미 도래했으나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사랑과 정의의 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이다.
Ⅳ. 파울러 이론의 평가 및 기독교 교육적 적용
1. 공헌 및 문제점
1) 공헌
서론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은, 기존의 일반적인 인간발달 이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신앙이라는 초월적 측면을 발달이라는 과학적 측면과 결합하여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그 큰 의의를 갖는다. 구체적으로 그의 이론에 있어서의 공헌한 점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앙이 축적된 전통이나 신념과는 다른, 그 너머의 초월자에 대한 신뢰와 충성이라고 말함으로써, 신앙을 전인적인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그가 신앙의 본질을 전인적으로 이해한 것은 그가 제시한 신앙의 일곱 가지 구성요소를 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둘째, 하나님과 자신,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계속적으로 삶의 의미를 추구해 가는 동사적인 신앙이해를 통해, 기독교교육은 계속적으로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비평적으로 성찰해 보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해 주었다.
셋째, 신앙을 형성해 주는 기초가 '상상력'이라고 함으로써, 인지적 발달로서의 신앙발달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도했다. 구조 발달 이론은 '인지' 또는 '앎'을 정서나 감정으로부터 구별함으로써 '상상력'을 논리적 사고가 형성되기 이전의 특징으로 한정지었다. 그러나 파울러는 '신앙적 인식'의 방법을 '상상력'이라고 말하면서, '앎'의 영역을 확대시켰다. 그가 이러한 이해를 하게 된 것은 역동주의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에릭슨의 견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파울러는 신앙적 앎이란 무의식적이고 감정적인 차원까지 포함한 전존재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말하였다.
넷째, 신앙의 발달 단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각 발달 단계별로 사용해야 할 교육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특히 그는 신앙을 곧 구조, 즉 내용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그의 단계별 신앙의 특징 자체가 곧 교육방법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다.
2) 한계
반면, 그의 이론은 어려운 시도를 함으로 인한 많은 격려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가 많은 영역의 이론들을 통합하고자 한 만큼 많은 영역에서 비판점들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파울러의 신앙발달단계는 통계조사법을 이용함으로써 일반화되기에는 많은 편견적 요소-면담 과정의 면담자와 내담자간의 관계, 면담자의 판단, 표집집단-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그의 신앙발달단계 조사를 위한 설문대상이 미국인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나라의 신앙 발달 단계를 설명하는데는 다소 설득력을 잃게 된다. 불교나 샤머니즘의 기복적인 신앙이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똑같은 단계의 신앙발달이 이루어질 것인지는 검증되지 않은 문제인 것이다.
둘째, 그는 신앙을 보편적인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기독론적인 신앙의 정체성을 상실했고, 회심은 이전까지의 신앙발달 단계를 재요약한다고만 일축함으로써, 회심의 신앙의 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약화시켰다. 이것은 그의 이론이, 하나님 앞에서의 죄인으로서의 인간 이해와 회심을 통한 본성의 변화와는 무관한 인간 자아의 발달 이론이라는 비판을 받게 만들었다. 콜버그는 파울러가 자신의 이론에 하나의 통일된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면 차라리 윤리적 발달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파울러의 이론이 다분히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으로 치우쳤음을 비판하기도 했다.
2. 기독교교육적 적용
파울러의 이론이 공헌한 점을 중심으로 하여 기독교교육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그의 신앙 이해를 통해 교육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가 제시한 신앙의 발달단계에 근거하여 교육방법을 선택하고자 한다. 또한 하나님께 대한 소명을 갖게 하는 공교회의
1) 교육 목적
파울러는, 신앙이 초월자에 대한 신뢰와 충성이라고 함으로써, 전적인 삶의 헌신으로서의 신앙을 강조하였고, 하나님과 자신,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계속적으로 삶의 의미를 추구해 가는 동사적인 신앙이해를 통해, 신앙은 중심된 가치를 가지고 꾸준히 발달해야 할 것을 말하였다. 따라서 그에 의하면, 신앙은 발달을 그 목적으로 하여야 하며, 그 발달은 전인적인 것이어야 한다.
전인적인 발달이라 함은 무엇보다 그가 말한 신앙의 일곱 가지 구성요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 일곱 요소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논리의 형태, 관점 채택, 도덕적 판단의 형태, 사회의식의 테두리, 권위의 장소, 세계관의 형태, 상징적 기능이다. 사고의 틀이 발달하도록 하는, 자신의 관점에서 점차적으로 타인, 또한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도록 하는,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성숙해지도록 하는, 사회 의식의 테두리가 확장되도록 하는, 전체적 판단의 근거가 바로 하나님의 뜻에로 옮겨가도록 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도록 하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독교적인 상징들을 성숙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2) 교육 방법
파울러의 이론에 근거하자면, 신앙 교육은 각 단계별로 다른 방식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각 신앙단계별로 신앙을 획득하는 방식이 틀리기 때문이다. 그는 각 신앙단계별로 주된 신앙방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곧 신앙교육을 위한 교육방법으로 제안될 수 있다. 각 단계별로 권장되어야 할 교육방법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영아기의 미분화된 신앙의 단계에는 주로 무의식을 통해 기초적인 신뢰를 형성한다고 하였다. 즉, 자신을 양육하는 자와의 질적 관계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기초적인 신앙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참된 사랑을 가지고 진실되게 양육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손길, 눈빛, 목소리, 태도 등에 지속적이고 일관된 애정이 담겨 있을 때, 무의식 속에서 영아는 양육자는 물론, 세상에 대해 신뢰와 희망을 형성하게 된다.
1단계인 직관적-투사적 신앙의 단계는 논리적 사고가 불가능한 시기이기 때문에 주로 상상력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상상력으로 기독교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교육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글자보다는 전체적인 형상을 나타내주는 그림, 상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이야기, 주제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음악, 혹은 주제가 들어있는 극들-인형극, 드라마, 만화 등-을 사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상상력을 이용한 교육방법은 이 시기에만 사용될 것이 아니라 발달의 전단계를 통하여 활용되어야 한다. 특히 파울러는 상상력을 곧 신앙으로 보았고, 우리의 모든 "앎"은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의식을 초월한 방법, 즉 '이미지'의 형태로 구성한다고 함으로써 "앎"의 방법으로서의 상상력을 중요시했다.
2단계인 신화적-문자적 신앙의 단계는 비로소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시기이므로, 논리적 사고를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도록 한다. 신앙적인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을 논리구조에 따라 배치하도록 하거나, 논리적으로 신앙적인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결과, 혹은 그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한다. 어린이들이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대답하는 내용에 있어서는, 신앙적인 이야기를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한계를 전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3단계인 종합적-인습적 신앙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신앙방식으로서, 자아정체감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는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가치에 대한 헌신이 이루어지며, 그 가치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청소년들이 헌신할 수 있는 공동체, 혹은 삶의 모델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기독교 신앙에 가치를 두도록 성서를 스스로 탐구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4단계인 개별적-성찰적 신앙의 단계는 이전까지 형성해왔던 가치와 신념에 대해 묻고, 비판해보고, 재조정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공식적인 입장으로부터 개별적인 자신의 신앙을 구별해 낼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유로운 의사의 표출이 보장된 비교 토론이나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는 역할극이 될 수 있다. 공식적인 입장을 전해주기보다는 각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동의할 수 있는 것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의 교육은 자유롭게 신앙적인 회의와 고민들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함으로 인해 이러한 개별적-성찰적 신앙에로의 전이를 불가능하게 하였다.
5단계의 결합적 신앙이란, 4단계의 자주적인 신앙을 넘어선 통합적이고 수용적인 신앙을 말하며, 자신의 입장이 갖는 한계점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른 입장들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신앙을 가지게 되는 단계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자주적으로 선택한 신앙이 전통이나 개인의 편견에서 출발한 부분적 측면임을 발견하게 해야 하며, 또한 그러기 위해 참된 신앙은 무엇인지를 사실 그대로 파악하게 해야 한다. 박원호 교수는 이 시기에 합당한 교수방법으로서 토마스 그룸의 "공동참여의 방법(Shared Praxis Approach)"을 제안하고 있는데, 본인도 그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6단계인 보편적인 신앙의 단계는 이전과 구분된 특별한 신앙방식이 없으며, 오히려 5단계를 삶 속에 내면화한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적인 측면에서의 신앙을 말하였다고 하는 파울러도, 이 단계에 이르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의 긴박함에 의하여 도달하게 되었다고 함으로써,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제시하기 힘들게 하였다.
3) 신앙교육의 장으로서의 공교회
파울러는 교회가 소명을 가진 회중을 재형성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하였고, 그러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다섯가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 다섯가지 차원이란 위에서 말한 케리그마, 레이뚜르기아, 파이데이아, 코이노니아, 디아코니아이다. 즉, 발달단계에 따른 수준별 신앙교육도 필요하지만, 결합적 신앙의 단계에 들어선 21세기의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서로 통합하는 교육, 함께 어우러지며 상호작용을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령이나 단계를 무시한 전체 교인의 상호연대의 장이 필요하다고 하였고, 그것이 바로 공교회라고 하였다.
공동체를 통한 신앙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신앙이 개인의 내적 경험뿐만이 아닌 관계성이라는 외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신념이나 교리의 단순한 전수가 아닌 행동화되어야 할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미 공동체를 통한 신앙교육을 주장한 기독교교육학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웨스터호프(John. H. Westorhoff Ⅲ)와 넬슨(C. Ellis Nelson)이다. 웨스터호프는 현대 신앙교육의 터전이 흔들리는 것은 교회가 학교식-교수 패러다임(schooling-instruction paradigm)을 추종해 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이것은 신앙과 문화를 형성하는 공동체 패러다임(a comunity of faith-enculturation paradigm)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신앙은 신념이나 사상과 같은 내용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행동의 방식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넬슨도 '신자의 공동체'를 통해 신앙이 교육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와 성인들이 모든 구체적 사건에서 사용하는 의도적인 말과 행동, 그리고 성도들의 공동생활이 곧 커리큘럼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인쇄된 자료로서의 커리큘럼을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Ⅴ. 결론
신앙교육으로서의 기독교교육은 신앙에 대한 이해에 의해 그 패러다임이 좌우된다. 그런 의미에서 파울러는 전인적인 신앙이해, 동사적인 신앙이해로 기독교교육은 바로 인간이 발달해가는 일평생 동안의 신앙을 더 성숙한 것에로 이끌어주어야 하는 책임을 갖게 하였다. 또한 신앙발달이 곧 전인격적인 발달과 그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균형적인 신앙발달을 위해 기독교교육이 노력해야 할 것을 시사해 주었다. 그는 신학이 설명하기 힘든 인간의 발달적인 측면을 심리학과의 비평적 관계를 통해 설명해 주었다.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은 단순히 부서별 구분만 있고, 그들이 획득해야 하는 신앙의 방식은 무엇인지, 다음에 그들이 밟게 될 신앙의 단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던 교회교육에 큰 공헌을 하였다. 또한 각 단계별로 균형적인 신앙을 획득하도록 제공해 주어야 하는 교육환경은 무엇인지 연구할 수 있는 단계별 발달의 틀을 제공해 주었다. 파울러의 공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기독교교육은 계속 변화하는 시대적 배경과 아울러 한국의 특수상황에서 이해되어야 할 신앙의 단계들은 무엇이 있는지 더욱 연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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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박원호, 『신앙의 발달과 기독교교육』,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1996.
11. 정웅섭, 『기독교교육의 이론과 실제』 서울: 대한기독교출판사, 1981.
12. 정정숙, 『기독교교육과정론』서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출판부,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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