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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394】꿈꾸는 가로수
방학동 홈플러스 앞 긴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제 눈에 뎅강 가지치기를 당한 플라타너스 가로수 기둥이 들어옵니다.
함빡 매연을 뒤집어 써 기둥에 까맣게 때가 낀 플라터너스 가로수!
종일 쉴새없이 자나가는 차의 소음과 매연과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담배를 비벼 끄기도 하고 가래침을 뱉어도 말이 없는 플라타너스!
아, 플라터너스는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시원하고 깨끗한 바람이 불어오고, 골짝물이 조잘대며 흐르는 산 속, 맷새가 날아와 둥지를 틀고 노래를 불러 주고, 산짐승이 기대어 등을 문지르고, 아침 안개가 허리를 감싸는 고요한 산 속 고향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띠리링 띠리링 신호가 바뀌었으니 얼른 건널목을 건너가라는 신호등 소리에 꿈을 깹니다. ⓒ최용우 20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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