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우글방428】몽둥이 빵
제가 총각시절에 빵을 만드는 일을 해서인지 우리 가족 빵이라면 그저 죽고 못삽니다. 동네에 '빵그레제과점'이 있는데 매일 저녁 누가 빵을 사러 가느냐로 다투곤 합니다.
어느 날 '파티쉐'라는 빵집이 새로 생겼습니다. 뭐든 서로 경쟁을 해야 서비스나 맛이 좋아지는 법! 그래서 이제 더 맛있는 빵을 먹게 되었다고 서로 좋아했습니다.
"아빠는 빵 전문가잖아요. 무슨 빵이 가장 맛있어요?"
갑자기 딸이 묻는데, 아! 그런데 그게, 그거 있잖아요. 아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그래서 얼떨결에
"몽둥이가 젤 맛있는 빵이야. 거 있잖아 몽둥이처럼 길죽한 빵"
갑자기 그 순간에 '바게트' 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다니... 바게트는 유럽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인데, 별 맛이 없는 빵입니다. 무슨 소스를 입히느냐에 따라 그 소스맛을 돋보이게 해주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빵입니다.
그런데 그런 빵을 '몽둥이' 같다니... 아마도 어렸을 때 마치 바게트 같이 생긴 몽둥이로 외삼촌에게 두들겨 맞은 후유증 같습니다. ⓒ최용우 2010.4.17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