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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네 곁에
"일학년 이반 고은지입니다!" 빈 책가방 메고 거실에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막상 선생님 앞에 선 은지는 목소리가 반으로 줄어들었네요. "안녕하세요?"
"그래, 은지는 목소리도 곱고 이름도 참 예쁘구나." 선생님께서 은지 볼을 두 손으로 감싸주시자 그제야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가슴에 파고들며 무릎을 차지하던 막내가 교실 안에 줄맞춰 앉은 모습이 의젓하면서도 안쓰러웠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지만 40분을 가만히 앉아서 어떻게 버티려나 걱정스러웠지요.
언니들 덕분이었을까요? " 셋째 날부터는 혼자서 씩씩하게 다녔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엄마, 혼자 오니까 진짜 1학년이 된 기분이에요."
입학식 날 언니들은 은지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었지요. 1학년이 되면 어찌어찌하라는 나름대로의 비결을 편지와 함께 일러주었습니다.
은비는 선생님 말씀 잘 들고 공부 잘해라, 은송이는 단짝친구를 사귀어라, 은수는 준비물 잘 챙기고 지각하면 안 된다 등등 저희들 체험에서 깨달은 소중한 충고였지요. 어쩜 꼭 저희들 얘긴지, 웃음이 나왔습니다.
혼자서 무언가 결정해야 할 때 저도 인생의 선배들께 이런저런 자문을 구하면 전혀 다른 대답을 듣기도 합니다. 조금 더 들어보면 살아온 삶이 다르고 해석이 다릅니다. 결국은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각자의 사명에 맞게 인도하시고 응답하신 결과였지요. 어지러운 마음을 털어놓고 잠잠히 말씀으로 나를 채울 때 아버지께서는 위로하시고 격려해 주십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창조하시고,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뜻 가운데로 인도해주십니다.
"엄마, 나 혼자 가면 무서울 것 같아요." "하나님이 함께하시니까 괜찮아.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네 곁에 계셔." "아, 그렇구나. 그럼 갈 수 있어요."
은지 곁에서 손잡아 이끄시는 하나님께서 제 손도 잡아주고 계십니다.
네 아이들과 헤쳐가야 할 날들이 막막할 때도 있지만 믿음의 선배들 소중한 충고에 귀 기울이고 진리이신 하나님 말씀 기쁘게 순종하면 고난학교, 인생학교 잘 졸업할 줄 믿습니다. 가방 메고 혼자서도 신나게 걸어가는 은지를 보며 저에게도 두려움 없는 일학년의 믿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수 믿으세요. 하나님 아버지께서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글쓴이/장주연/수필가/서울광염교회집사 hapyju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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