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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어제 소설 한 권을 다 읽었다.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하루 종일 책만 읽다보니 이틀 만에 260페이지가 넘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다. 그 내용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그런지 뭔가 아릿한 앙금이 남겨져있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햇빛을 쬐면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여 피부암에 걸려 죽거나, 나이가 들면 전신마비가 와서 고통 속에서 죽게 되는 XP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불쌍한 소녀의 이야기였다. 그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 소녀 카오루는 밤마다 거리로 나가서 자신이 작사하고 작곡한 사랑과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다가 바다에서 서핑surfing을 즐기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해변에서 밤새도록 이야기하다가 동이 틀 무렵이면 미친 듯이 달아나는 소녀를 보면서 그 소년은 이상하게 여긴다. 나중엔 그녀의 언니를 통하여 그 비밀을 알게 되고, 그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간다. 어느 날 그 소녀는 자신의 손가락들이 마비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가온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게 된 것이다. 그 소녀는 행복을 품고 죽기 위하여 그 소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해변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그 소녀는 19살 꽃 다운 나이에 예정된 죽음을 맞이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햇빛을 마음껏 즐길 수 없었던 그녀의 관 안에는 노란 해바라기 꽃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소년이 병원으로 찾아왔을 때 떨리는 목소리로 그 소녀는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노래를 부르면서 깊은 잠속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그 마을의 거리와 찻집에서 그녀의 노래가 들려오고, 라디오에서도 그녀의 허스키하고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된다. 그 소녀의 언니는 해변에서 해바리기 무늬가 있는 돗자리 위에 앉아있다. 카오루의 남자친구였던 코지가 바다에서 서핑하고 있는 모습을 그녀는 카우로의 노래를 들으면서 지켜본다. 늘 그래왔듯이 죽은 동생에게 코지의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서였다.’
간결한 단문으로 이어지는 그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때 묻지 않은 향이 깃든 동양화 한 점을 감상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어린 나이로 희귀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지만, 그래도 순수한 사랑을 품고 노래하며 갔으니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만히 따져보면 그 소녀보다 10년, 20년, 그 이상을 건강하게 살고 있는 성인들은 큰 복을 받은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그 소녀와 같은 순수한 사랑과 노래가 없는 불안하고 삭막하며 허전한 인생을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 과연 그 소녀보다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온갖 죄와 욕망에 사로잡혀 어두운 인생길을 벌레처럼 기어가고 있는 존재들이 현대인들일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감격하면서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자.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후회 없는 성실한 믿음의 삶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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