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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493】메주 닮은 호박
옛날 초가지붕에 커다란 박이 조롱조롱 달려 있는 모습이 생각나 햇볕같은집 주차장 지붕에도 한번 올려보자 해서 한쪽 땅을 깊이 파고 호박씨를 심었더니 잘 자라서 지붕위로 넝쿨을 올려 주었습니다.
오늘은 조심조심 지붕 위로 올라가 연한 호박 몇 덩이를 따 내렸습니다. 새우젓 넣고 호박 뚝 뚝 썰어 넣어 지져 먹으면... 캬 ~ 좋다!
그런데 지붕의 철판 바닥이 고르지 않고 요철 모양이라 호박의 모양도 바닥 모양대로 꼭 메주덩이 같이 각이 졌네요. 세상에, 호박이 메주를 닮았으니... 이건 뭐, 사상 최악의 얼굴입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호박을 보고 "못생겼어도 참 맛있겠다." 하기에 "한덩이 가져 가실래요?" 했더니 극구 사양을 합니다. "가져가도 우리 집에서는 해먹지 못햐. 우리는 집에서 밥을 안 해먹고 밖에서 사 먹거든..."
"........."
먼 미래에는 집집마다 주방이 없어지고 대신 끼니때마다 밥을 사 먹거나 배달해 먹는 사회가 될 것 같은데, 저 할머니 집은 벌써부터 그런 미래를 사시는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사람이 환경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다만 환경을 만드는 적극적인 사람이 있고, 환경에 적응하는 소극적인 사람이 있겠지요.
호박이 환경에 맞추어 메주덩이가 된 것처럼, 환경을 만들 능력이 없는 사람은 환경에 맞추어 메주호박이 되어가겠지요 뭐 ⓒ최용우 20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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