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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505】뱀 무섭고 더럽다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땅꾼들과 뱀술 만들어 잡수는 분들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도 '이브'를 유혹하여 죄를 짓게 만들고 그것 때문에 에덴에서 쫓겨나게 한 '뱀'을 무지 싫어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살았던 우리 집은 뒤란이 산과 맞닿아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봉창 밖에까지 우거진 잡풀들이 가득했지요. 어느 날 작은 뱀 한 마디가 어딘가 뚫린 벽의 구멍으로 들어왔습니다. 꺄-악! 소리를 질렀더니 뱀이 더 크게 놀라며 후다다다닥 들어왔던 구멍으로 다리가 안보이도록 도망쳐버렸습니다.
어른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집 벽과 풀이 붙어 있으면 뱀이 집안까지 들어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방을 만들어 뱀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경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아내가 햇볕같은집 토방 밑으로 구절초를 쪼로로록 꼽아놓은 것을 보고 '아이고... 저거 저렇게 심으면 안 되는데... 저거 다 자라면 우거져서 집안으로 뱀이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혼자 걱정을 하다가 아내가 중국 여행간 사이에 모두 뽑아서 멀리 내다 버려 버렸습니다.
아내가 애써 심어놓은 꽃... 뽑아버렸다고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뱀이 나타나 이브같이 이쁜 아내를 유혹하기 전에 아예 처음부터 뱀의 접근을 차단해야 돼... 난 똑똑한 아담이니까.. 크크... ⓒ최용우 20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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