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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 떠났답니다

이주연 목사............... 조회 수 1546 추천 수 0 2010.09.02 23:53:25
.........

 

아내가 메시지를 받아 내게 알려주었다.
"그분이 떠났답니다! 고맙다고 하네요....."

우리 내외는 이 말을 주고 받고는 잠시 말을 잊었다.
지난 월요일 아내와 함께 한 대학 병원엘
찾아가 만났던 분이 아주 우리 곁을 떠났다는 메시지였다.

무슨 인연일까?
그날은 그 만남이 처음이었고
오늘은 그 만남이 마지막이 되었다니.

늦둥이 어린 아이를 둔 40대 가장이
아내와 대학 다니는 두 자식을 두고
그렇게 암으로 떠난 것이다.
이 엄청난 일이 그렇게 쉽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날 우리는 처음 만났지만
참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낸 듯이
손을 서로 잡고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복수가 차서 자기 몸을 자기도 어찌 할 수 없는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따지고 보면
처음 만났지만 우리는 인간으로서 겪는 것을
다 같이 겪어온 길동무가 아니겠는가?

여러 이야기 끝에
"유한한 것이 인생인데 아픈 사람이든 누구든
하루씩 하루씩 살다가 영원의 창이 열리기를 바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원한 세상, 천국이 없다면 결국 건강한 이라 할지라도
다 허무하긴 마찬가지겠지요!"

그 형제님이 내 손을 고쳐 잡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그렇지요! 그런데 지금은
건강하게 여기서 더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렇듯 그의 마음은 참 건강했고 소박했고 진실했다.
그의 존재가 내 마음에 아무런 걸림 없이 다가 왔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그토록 많은 것을 하고 바쁜 나날을 살지만
이 해 아래에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얼마나 되는 것일까?

그저 사랑하고 때론 슬퍼하고
그저 감사하고 때론 실망하면서도
기도할 일밖에
그리고 가던 길을 가는 수밖에
그 무엇이 있는 것일까?

형제여, 떠났다 하니
도착 소식도 있어야 하지 않겠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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