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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516】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정직'을 따지는 나라가 되었나?
만약 그럴리는 없겠지만 저에게 무슨 자리 하나 줄터이니 '인사 청문회'를 해보자 하면 저는 1000000000000번 절대로 사양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위장 전입'을 한 적이 있어서 안됩니다. 제가 한 것은 아니고, 좋은이와 밝은이의 주소를 대전의 다른 목사님 집으로 옮겨서 초등학교를 2년 동안 대전으로 다니게 했던 과거가 있거든요.
제가 살았던 '어부동'이 라는 동네가 행정구역으로는 '보은'인데, 생활권은 '대전'이어서 보은에서는 버스가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오지만, 대전에서는 매 시간마다 시내버스도 들어오고 학원버스 까지 들어옵니다. 그러니 온 동네 아이들을 모두 '대전'으로 학교를 보낼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인사 청문회'를 텔레비전으로 보니 그 앞뒤 사정 다 무시하고 "다른 이유는 들을 필요도, 이유도 없어요. 위장전입 했어요? 안 했어요? 그것만 예 아니오로 대답해주세요!!!" 이러더라구요.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정직'을 꼬치꼬치 따지는 나라가 되었나요? 정치인이건 연예인이건 경제인이건 뭐 한번 걸렸다 하면 물고 늘어져서 숨통을 끊어놓고 마는 늑대 근성이 국민들 가운데 만연하고 있어 참 무섭습니다.
저는 지금 '정직'이라는 덕목을 무시하자고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결벽에 가까운 정직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은 자신이 정직하지 못해서 그래요.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기라고 할 수가 있지요.
교회 안에도 이런 결벽증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의인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구원하러 왔다'고 하셨기 때문에 교회 안에 '죄인'들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죄인'들은 교회에 발도 못 붙이고 쫓겨나더라구요. 교회 안에는 의인들만 남아 있어서 예수님이 굳이 교회에 갈 필요가 없겠더라구요. ⓒ최용우 2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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