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우리나라가 올해 수출 부문에서 글로벌 8강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사뭇 긍정적이다. 경제살리기와 국가경쟁력 강화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는 수출 순위 상승이 큰 기대감을 낳게 한다.
하지만 수출강국 도약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국가의 상대적 약세로 인한 반대급부 성격이 강하다.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 언제든지 2~3계단 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출 8강 전망은 '빛'이지만 내년 이후의 8강 유지의 숙제는 '그림자'로 남아 있는 셈이다. 수입보다 더 많이 수출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우리 경제구조의 틀을 바꾸지 않는 한, 수출에 일희일비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수익 구조를 깨기 어렵다는 애기다.
이에 단기성 호재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인 수출강국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 다변화, 신성장분야 강화 등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수출 8강 큰 성과=무역협회 무역연구원이 14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수출액은 세계 7위로 지난해(전체) 9위에서 2단계 뛰어 올랐다. 한국의 선전은 특히 눈에 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수출 10대국 가운데 상반기 수출액이 증가한 곳은 중국(5.7%)과 한국(3.5%) 뿐이다.
미국은 2008년 상반기에 비해 6.4% 감소했으며 일본(9.5%), 독일(21.8%), 프랑스(22.9%) 등 대부분 나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초과한 것은 중국과 한국 뿐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우리의 수출 도약은 반도체, LCD 등 수출 호조세와 유럽 경기 불안정한 회복에 따른 유럽 주요국의 수출 부진과 맞물렸다. 2009년 말부터 세계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 확대 및 수출 가격 상승 덕분에 경쟁국에 비해 수출을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엔 사상 최초의 수출 8강을 견인할 게 확실해 보인다. 유럽은 남유럽국가 재정위기 등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여전히 경기회복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어 한국의 상대적인 선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다변화 시급=하지만 내년 이후 수출 8강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매우 불투명해 보인다. 상반기 수출 호조세는 어디까지나 외부환경에 의한 반사이익이기 때문이다.
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제현정 과장은 "유럽경기가 살아나면 우리의 노력 여부에도 불구하고 다시 추월당할 가능성은 크다"며 "따라서 하반기 이후 수출 7~8위를 유지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내수 시장,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 진출을 통한 수출 다변화로 외부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튼튼한 뿌리'를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론 IT제품 등 소수 주력품목에 집중돼 있는 우리의 수출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우리나라는 워낙 IT 수출 비중이 높아 경기 및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커 수출 증감폭이 클 가능성이 농후하다. 네덜란드, 프랑스 등 우리와 수출 규모가 크거나 비슷한 국가들의 수출 품목 비중이 좀 더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첨단 소재산업 육성과 신성장 동력분야 강화로 수출 통로를 중장기적으로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분야의 핵심소재는 대부분 일본에 의존해 소재가 대일 적자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전 산업 대일 무역적자의 약 42%가 소재분야에서 발생하는 현실을 빨리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m.com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