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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람사랑] 1-2
1
주일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길.
마을버스를 타고 양재역 까지 와서 다시 안양행 좌석버스로 갈아 타고 인덕원까지 와서 또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까지 오거나
아니면 시간의 여유가 있을때는 털래털래 걸어 오지요.
버스를 세번씩 타다 보니 매번 동전이 한주먹이나 들어 갑니다.
아내는 교회에 다녀오면 가계부를 꺼내놓고 꼭 공식을 하나씩 적습니다.
(300×2+600×2+200)+(200×2+600×2+300×2)=
그리고 월말이면 이 공식 뒤에 ×2×4 를 합니다.
한달 교회 다니면서 드는 차비가 3~4만원...
이 액수가 많은 액수인지 적은 액수 인지 아무나 붙잡고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2
이미 지나간 이야기 이니, 하나 하겠습니다.
매 학기초마다 힘든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만 그중 신학생들은 등록을 마치기 까지 어렵게 고난주간을 보냅니다.
전도사수입이란게 뻔한 것이어서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만만챦은 등록금을 마련하기란 쉬운일이 아닙니다.
등록 마감날 까지 등록금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걱정이 태산 같은 아내에게는 "하나님이 다 주실테니까 끅쩡! 하지 말라"고 큰소리쳐 놓고는 학교간다고 나와서 정작 나는 너무 걱정이되어 하나님께 삐삐치러 가까운 곳에 있는 갈멜산기도원에 올라 갔습니다. (하~이런 엉터리 같으니라구!)
기도원 집회하는 집에는 아직 한번도 안들어가 봤는데 그날도바로 뒷산으로 올라가서 높이높이 앞이 확 트인 꼭대기까지 갔습니다.
야---호-- 야호? 이,이런..지금 정신있니 ? 기도하러와서 야호라니.. 난 언제 철들까...
호랑이처럼 어슬렁 어슬렁 바위틈새기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저쪽에도 큰 호랑이 한분이 어흥~어흥흥(기도하는 소리가 꼭호랑이 울음소리 같아) 안산에서 오신 목사님이라 하셨습니다.
교회이전 문제로 기도하러 오셨다는데 "근데 자넨 웬 가방을들고, 산에 밤따러 왔나 뱀 잡으러 왔나?"
....저는 신학..생 인데...오늘 6시가 등록 마감시간...가.. 가방들고 학교에가야 되는..시간에...가방들고 산으로 올라와..와서...
끝까지 버티고 있던 봇물이 툭 터지듯 눈에서 웬 수돗물이 줄줄줄줄 나오더군요. 목사님과 함께 설악산 흔들바위만한 바위를들었다 놨다 하면서 기도 했습니다.(정말이어요. 그게 들리더라니깐요...)
어렵게 공부하는 신학생들이 많습니다. 미래의 한국교회는 오늘 공부하는 신학생들의 손에 달려있는것 아닙니까? 신학생들이읽어야될 책이 오죽이나 많습니까.거기다 성경 연구하고 기도하고 교회에서는 이것저것 잡부처럼 하는일이 쌓여 있고 (물론 다그런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럽니다)
한국 교회의 여러가지 부작용중의 하나가 목회자들이 공부할때 제대로 공부할수 없는 환경에서 대충 했기 때문에 그런것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습니다.유럽쪽에서는 신학생 한사람을 믿는 한 가정이 맡아서 졸업할때까지 일체 모든것을 책임져 줌으로 공부만 열심히 하면되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가지 할말이 많지만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면...
하나님께서 함께 공부하는 어떤 가난한 분의 주머니를 털어서저의 등록을 대신 해 주셨습니다.물론 마감 1시간 전 바위를 드느라고 산에서 힘쓰고 있는 시간에요. 어려운 사정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하나님이 그깟 등록금 안주시겠냐는 배짱인지 믿음인지...(아내의 표현으론 똥배장이라고)
하나님은 부자의 많은돈 에서 쑥 뽑아 주시는 것이 아니라과부의 헌금으로 등록금을 해결해 주셔서 저를 더이상 교만하지못하게 하시고 숨죽이고 더 열심히 공부 할 수 밖에 없도록 하시는군요.
지나간 이야기라서 하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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