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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기다림 23.곰탱이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481 추천 수 0 2001.12.28 20:48:21
.........
1994.11.19 (토)     [삶,사람,사랑]

      22.

온다고 한 사람도 없는데...

문 열어 놓고 싶은 날..

      23.

곰탱이..
밀양식당 개 이름이 곰탱이 입니다.
"우리집에 오려면 국민은행 앞에서 내려 옆 골목으로 쭉 들어와
밀양식당 맞은편 나무대문집 입니다."
1년전 이곳으로 처음 이사오던날 미처 식사를 못한탓에 집앞에
있는 밀양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착각을 했
는지 우리가 정말 뭘 몰랐던 것인지 바가지를 썼습니다.
이런 외딴 골목에 있는 식당은 주변에 있는 공장이나 동네사람
아니면 장사가 안되어서 흔히 `동네장사'라 하지요.
그런데 처음 보는 젊은사람 둘이와서 불고기 1인분과 비빔밥을
먹었는데 16,000원을 내라는 겁니다. 깜짝 놀래서 아무리 메뉴판
가격표를 보고 계산을 해도 그렇게 안되길레 따졌더니 그래도 기
어이 16,000원 내라는 겁니다.
화가난 아내가 집으로 뛰어가서 돈을 가져다 주고는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말자고 다짐을 했고 지금까지 정말 한번도 안갔습니
다.

식당앞에 개가 두마리 묶여 있습니다.
한마리는 애완용이고 한마리는 불독 종류인데 이녀석 이름이 곰
탱이 입니다.  곰탱이란 이름은 밀양식당에 감정이 많은 아내가
마음대로 지어버린 이름 입니다.
돼지처럼 살이 쪄서 걷는것도 엉금엉금 먹이를 주면 한그릇을
뚝딱 해치웁니다.그래도 어찌나 순한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리
를 한번씩 쓰다듬으며 지나가요.
"이놈아! 엄마 신발 어떻게 했어? 너 엄마한테 혼날래?"
식당 아주머니는 곰탱이를 아들 부르듯 합니다.
살다보니 아주머니가 집사님이라는 것도 주일에는 가게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때 왜 그러셨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휴전협정을 맺을때도 된것 같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곰탱이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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