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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기도

감사.칼럼.기타 최용우............... 조회 수 2160 추천 수 0 2001.12.29 1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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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아/침   │1994.12.25 (주일)    제94회

聖誕 낭송 詩
1985년 기독교방송 <찬양의꽃다발>성탄 특집 시간에 복음성가 가수 김민식 집사님이 낭송했던 성탄詩

성탄기도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났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쌓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허다한 천군 천사가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 중에 평화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휘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
꽁꽁 얼어 울다 지쳐 잠들어버린
어린애를 등에 업고
도와달라는 소리도 이제는 지쳤는지
어쩌다가 한번씩 쨍그랑거리며
때묻은 바구니에 떨어지는 동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지하도의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그 가련한 여인은 지금 어디에서
이 성탄의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까.

차가운 양로원 빈방에서
홀로 깊은 시름에 잠겨
먼 허공을 바라보던
그 주름살이 유난히도 굵던 할머니는
지금 어디에서
이 성탄의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까.

온 세상을 꽁꽁 얼리며 몰아치는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졸리운 눈 비비며 언덕의 눈사람 되어
오직 조국과 고향의 어머니, 동생들 위해
이 밤도 뜬눈으로 보내야 하는
군인 아들은 오빠는 형님들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성탄의 밤을 맞이하고 있습니까.

하나님
이렇게 고요하고 따듯한 성탄의 밤을
그들은 잊어버린 채
우리만 이렇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잊어버린 채
포근하고 환한 이 밤
우리만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저는
은 삼십냥에 주님을 판 유다였습니다.
구하면 주시는 하나님이시고
하려고 하면 밀어 주시는 하나님이신데
구하지도 않고 하려고도 않고
부족하다고 불평만 했습니다.
믿음이 없다고 포기했습니다.
예배 시간엔 항상 늦었습니다.
졸기만 했습니다.
부끄러워서 귀찮아서
한사람도 전도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다섯 처녀 중 하나였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하셨는데
내 가족 내 이웃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 모두가 내게는
짜증스럽고 불만스럽고 못마땅했습니다.
내 가정에서는 나로 인해
늘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내게 일이 생기면
교회보다도 일을 먼저 했습니다.
교회를 비판하는 사람들 틈에서는
교회를 같이 욕하기도 했습니다.
교회 때문에 내가
손해보는 것이 싫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이런 사람을 알았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아이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아이
남의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이 아이는
부모가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 저는 이 아이가
두 눈을 꼬옥 감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나님 저는
이런 사람을 알았습니다.
쓸쓸한 양로원에서 자식과 손자들이
찾아와 주기만을 기다리다가
위문 온 여학생이 손녀만 같아서
붙잡고 서럽게 서럽게 울다가
생을 마친 할머니
그 할머니의 남편 할아버지가
흔들리는 노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교회로 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엇을 바라며 무엇을 위해
손을 모으고
깊이 고개 숙여 기도 하실까요?

하나님 저는
이런 사람들이
이 땅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살았습니다.
무관심의 죄 가운데서
성탄의 밤을 맞이했습니다.
이 죄인, 이 죄인 위해
오늘밤 오신 주님
나 같은 못난 인간 위해 오신 주님

하나님 저는
주님을 위한다고 하면서 꾸중들었던
마르다 였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성경책에는 먼지가 쌓였고
나를 정당화하는 모든 이유를 붙여
변명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작은 일 한가지로 나를 높여 주기를 바랬고
나 외에 다른 사람의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가난한 내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
주님 기뻐하시는 일 인줄 알면서도
양말 한 켤래
쌀 한 되 그냥 주어본적이 없습니다.

하나님 저는
탕자 동생을 위한 잔치가 못 마땅했던
큰아들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를 좋은 방에 모셔들이지 못하고
마구간에 울긋불긋 치장만 하는
어리석은 큰아들입니다.

하나님
내 살아온 길 뒤돌아 볼 때
걸음마다 자국마다
무섭고 악한 죄 뿐입니다.
쓰리고 아픈 마음 내게 남겨진 건
죄밖에 없습니다.
이 죄인, 이 죄인 살리기 위해
오늘밤 오신 주님

헤아릴 수 없는 그 아픔으로
쓴잔을 마시고 고배를 들며
나의 죄를 위해 죽으신 주
서쪽하늘에 붉은 노을 질 때
찟기시고 지치신 몸으로
골고다 언덕길에 쓰러지신 주님
무거운 십자가는 연약한 어깨를
누르고 긁어서 피 흐르게 하고
포악한 군병들은
아무리 몸부림치고 울어봐도
걸음마다 자국마다 채찍질
나 같은 못난 인간 위해
이 벌레 같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주님
주님이시어!

용서와 사랑과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오신 아기 예수님
하늘에 이상한 별빛
그것이 증거가 되었습니다.

춥고 어두운 곳에 올 때부터
가장 아프게 죽을 때까지
나는 당신을 핍박만 했더니
이 천년 후 지금까지도
당신은
그래도 그 모양으로 거기 서 게시며
시끄러운 교회에나 거리에서
의미 없는 성탄 속에서 조용히 나와
2천년간 계속해 온 조롱을 멈추고
이제는 진정으로 맞이하라 십니다.

주여! 오소서
그 옛날 초라한
마구간에 오셨지만
이제는 나의 맘속에 오소서
따뜻하고 불도 지피고
장식도 하여 기쁨으로
맞이하겠나이다.
베들레헴의 그 별이
이제는 나의 맘속에
반짝이게 하소서.
아멘.              

- 최용우 (시인)

댓글 '2'

예수쟁이

2002.08.21 23:41:53

아 멘!

최용우

2002.09.09 00:04:48

1985년 성탄절 행사때 낭송되어 성도님들 눈물깨나 짰던 시이다. 특히 앞자리에 앉아서 엉엉 울던 할머니에게 나중에 청년들이 물었다.
"그렇게 감동적이었어요?"
"아이고, 난로 연기가 어찌나 매웁던지 눈물이 나와서 혼났네~"
89년에 다시 한번 써 먹었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 다음해에 학생들이 한번 더 울궈먹었다고 한다. 1985년 기독교방송 <찬양의꽃다발>성탄 특집 시간에 낭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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