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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026.027.028.029.하늘에서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217 추천 수 0 2002.01.04 00:01:36
.........
【느낌! 스물여섯】손해봤다!

       새벽기도를 이틀 다녀온 뒤 아침 찬바람이 그렇게도
       매서웠던지 좋은이가 태어나서 처음 감기에 걸렸습니다.
       기침은 안하는데 코가 꽉 막혀서 병원을 두번이나
       다녀왔지요.

       안타까운 마음에 좋은이 마더 왈왈왈~
       "에고--차마 못보겠네...울 애기...차라리 내가 대신
       감기에 걸렸으면 좋겠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날 감기가 좋은이 엄마에게 옮아감.
       좋은이는 태어나서 최초로 감기를 낳아 깔깔거리며
       잘 노는데 좋은이 엄마가 골골골 훌쩍 훌쩍

       안타까운 마음에 좋은이 엄마 옆에서 자는 남자 멍멍멍~
       "아구--차마 못보겠네...남자인 나에게 차라리 감기가
       넘어왔으면 좋겠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역시 진짜다.좋은이 아빠 그날로
       콧물감기에 목이 콱 잠기고 말았습니다.
       어제 주일 설교하는데 진땀을 빼고 지금...드러누울 지경.

       안타까운 눈으로 좋은이가 아빠를 바라보며 낑낑낑~
       옹알 옹알..(에그...아빠! 못보겠네..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라고 하는것 같은데 좋은이는 말을 못하니...
       헹! 나만 손해봤당!
      
                              1996.1.22 ♡최용우

【느낌! 스물일곱】 커텐 쳐진 창문

       ♬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하고 부르는 노래가
       있지요. 전에는 참 많이 불렀었는데...
       가끔 좋은이를 안고 옥상에 올라갑니다.
       오늘도 좋은이에게 밤하늘의 별을 구경시키기 위해서 밤에
       오바에 푹 싸가지고 옥상에 올라 갔지요. (와---정말 멋진
       아빠다.)
       옥상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문득 건너편어느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을 보면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를
       불렀답니다. 그냥 부를려고 해서 부른게 아니고 저절로 불
       러졌어요...하도 오랫만에 불러보는거라...가사가 다 생각
       이 안나더군요.
       연분홍 커텐에,먹물이 살짝 번진것 같은 무늬에,따뜻한 불
       빛이 새어나오는 창문!
       그냥 보기만 하여도 행복하고,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이 느
       껴지는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문.
       우리의 행복은 사실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커텐이 드리워진 집안에 불 한 등 밝힐수 있으면 그것이 최
       고의 행복인것을...
                              1996.1.23 ♡최용우

【느낌! 스물여덟】 기정이 지숙이

       기정이는 금세기 최고의 개구장이.
       엄마의 소원은 제발
       그만 놀고 책상에 앉아 공부좀 하거라.

       지숙이는 지독한 책벌레.
       엄마의 소원은 제발
       책좀 그만 보고 밖에 나가 놀기도 해라.

       기정이 지숙이 엄마는 못말려~
       놀면 공부해라...공부하면 놀아라...
       두 아이는 지금도 입이 한뼘은 나와 있습니다.
      
                              1996.1.23 ♡최용우

【느낌! 스물아홉】 하늘에서 던져서 내가 받았지

       여보! 자기는 천사야!

       마침 커피가 한잔 마시고 싶어 아부를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아줌마 좀 보소...좋아서 입이 귀밑까지  쭉
       짓어쪄~ 가지고 정말인줄 알고 가까이 다가오더니
       " 내가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들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줘봐요"
        이크~! 이거, 큰일났네...
       "당신은 하늘에서 하나님이 나를 위해 뚝! 떨어뜨린 천사야"
        (...전도사가 거짓말 하면 안되는데..큰일이다)
       "하필이면 뚝? 좀 고상하고 감동적으로 말하면 안돼요?"
       "하나님이 용우야~받아라!! 하고 던져서 내가 얼떨결에
         덥썩 받았지..."
       .........
       어떻게 되긴 어떻게 됩니까?
       커피는 커녕 점심도 못 얻어 먹고 이렇게 우체국에 와서
       쭈구리고 앉아 이 글을 쓰고 있구만요...
      
                              1996.1.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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