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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코딱지 파기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272 추천 수 0 2002.01.04 21:44:55
.........
[느낌! 예순여섯

       밤마다 이불을 홀딱 차버리고 자는 좋은이 선수..
       발 힘으로 보아 2002년 올림픽을
       우리나라에서 유치할 것이 확실해 보이고 그때쯤이면
       아마도 여자 축구경기가 생기지 않을까...
       그 덕분에 좋은이 엄마는 밤에 열번도 더 깨어서
       좋은이 이불을 덮어 주느라 잠을 설칩니다.
       두 모녀가 밤새도록 싸움을 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좋은이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콧물이 줄줄줄..숨을 입으로 쉬느라 좋은이는
       짜증이 나는지 계속 칭얼댑니다.
       보다못한 좋은이 엄마 면봉과 콧물 빨아들이는 기구를 가지고
       좋은이를 꽉 붙잡으라 합니다.
       양 팔과 머리를 붙잡고 콧구멍을 들여다 보며 코딱지를 빼 내는데..
       좋은이좀 보소..기가막혀!
       그 더러운 코딱지를 엄마 아빠가 좋아서 빼가려고 착각했는지
       안주려고 발악을 합니다.
       몸부림을 치면서 울고 불고..
       "임마~~너, 좋아라고 그러는거야~ 너를  위해서 그러는거야~"
      
       좋은이의 콧딱지를 뺏어오면서 문득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실때
       그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좋아라고
       요구하신다는것~

       좋은이 꼿구멍을 파면서  좋은이의
       그 안주려는 몸부림이 나의 몸부림 같다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그렇다고 어른인 엄마아빠 두사람이
       고깟 7개월짜리 애기의 콧물하나 못 뺏어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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