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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 일흔넷】 [1]...
목요일엔 저녁 10시까지 수업이 있고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갈멜산기도원에 올라가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낮부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수업을 빼먹었으며 기도원에도 오르지
않고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좋은이랑 장난만 치며...
저녁 8시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장인어른이 위독하시다는 전화...
내일 아침 일찍 내려가보자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준비를 하는데 밤 10시 15분쯤!
장인어른이 소천하셨다는 처남의 전화!!!
아, 만약 내가 학교에 갔다거나 기도원에 올랐다면
내일아침까지 연락할 방법이 없었을텐데
하나님이 학교도 못가게 하시고 기도원에도 못오르게
하신 이유가 있었구나!
1996.4.19 ♥최용우
【느낌! 일흔다섯】 [2]...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내를 겨우 달래놓고
돈지갑을 뒤져보니 돈이 얼마 안된다...
내일은 식목일 공휴일이라 은행도 쉴거고...난감함!
몇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빌려보려 했지만 모두
돈이 은행에 있지 집에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없음.
겨우 이모부의 지갑을 털어 차비를 마련하고 수원역에 전화를
해보니 오늘밤 기차표는 모두 매진이라...연휴라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벌~써 표를 다 예매해 버렸다 합니다...
시골에 전화를 해 보니 장인어른을 앞에두고
급히 내려간 나이어린 처남만이 어쩔줄 모르고 울고 앉아 있다.
아내가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여기저기 연락을...
군포에 사시는 고모님(장인어른의 누님)이 연락을 받고 대성통곡.
그리곤 빨리 택시타고 군포로 오라하신다.
집에 프라이드가 있는데 두집식구들 타고 내려가자고...
급하게 준비를 하여 군포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
1996.4.19 ♥최용우
【느낌! 일흔여섯】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습니다.
요즘 시골엔 사람이 없습니다.
처가가 있는 마을의 청년회장님 나이는 50대 입니다.
동네에서 제일 젊답니다.
처가가 있는 산골짜기의
자그마한 우체국에 들러 우표를 사는데
마침 우체부 아저씨 두분이 자판기의 커피 한잔씩
뽑아들고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더군요.
"아이고~ 어제 나, 곤란한 일을 당했어~"
"아니, 무슨일 있었어?"
"용소 있쟎어. 용소에 올라 갔더니 혼자사는 노인이
어디서 튀어나와서 나를 붙잡고 말벗이나 하자고
울면서 사정을 하는데..아휴~ 불쌍하기도 하고..
몇달동안 사람을 한명도 못만났다지 뭐야~~
오늘도 길목에서 기다린다는데~ 큰일났어!!"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우체부 아저씨를 붙잡고
말벗이 되어달라고 애원을...
요즘 우리들의 고향엔
사람이 없습니다.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일곱】 (3)
(장인어른 소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렇 필요가 없을것 같아 몇가지 느낀점만 적겠습니다)
장인어른은 전형적인 촌로 입니다.
자그마한 키에 이마가 많이 벗겨지고 야무지게 농사를 잘
지으시며 담배는 안피우시는데 술을 무척 즐기십니다.
하지만 전 술을 드시는걸 한번도 못 보았습니다.
사위가 전도사라고,전도사 앞에서 어찌 술을 마실수 있느냐며
화장실 뒤로 돌아가 숨어서 한잔 드시고 들어오시곤 하셨지요.
결혼하기전에 두어번. 그리고 결혼 한 후 서너번...손을 꼽아
보니 장인어른을 뵌게 열번도 안되는군요.
그리고서 그분을 보내며
싸늘하게 식어버린 손을 잡습니다.
살아 생전에 한번도 잡아드리지 못한 손을 죽은뒤에야 잡습니다.
돌아가신지 두번째날 장인어른의 시신을 정성스레 닦으며(염 한
다고 하지요) 그 차가운 느낌의 손을 잡고 많이 울었습니다.
사위가 겨울 잠바를 사왔다며 잠바를 들고 좋아하시던 손.
잡아야 할 손이 있다면 미루지 말 일입니다.
차가운 손이 되기 전에 어서 덥썩 잡을 일입니다.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여덟】 (4)
맏사위는 자식이라지요.
그래서 문상객들을 받아야 했습니다.
살아 생전에 좀 찾아와 뵐 것이지...
동네사람들,가깝고 먼 친척들,회사 동료들이 찾아와 문상을
합니다. 장인어른보다 혼자되신 장모님과 가까운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죽은 사람은 이제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갔
지만 외롭게 혼자남은 장모님에 대한 배려같아서 참 좋았습
니다. 죽은 사람을 보고 문상을 갈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을
보고 문상을 가야 합니다.
반갑지 않은 손님도 더러 있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이 왔다
갔는가 하면 요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분..출마자들...
만약 지금이 선거철이 아니라면 국회의원이 한 이름없는
촌로의 문상을 왔겠는가...생각하니 씁쓸 합니다.
국회의원의 문상을 보고 동네 어른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씀...
" 허~ 성만이가 젤 높구만..국회의원이 다 찾아와 절을하고...
그러게 둑는것도 때를 잘 봐가며 둑어야 혀~"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아홉】 (5)
그러니까 좋은이엄마가 젤 대장이고 그 이래로 처남이
25살 처제가 21살.인천과 대구에서 직장을 다닙니다.
무엇보다도 혼자살아야되는 장모님이 젤 걱정입니다.
이렇게 북적대다가 며칠후 다 돌아가버리면 혼자 달랑
남으실 장모님...
그래서 좋은이엄마와 좋은이를 당분간 한달정도만
장모님곁에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국회의원선거하러 올라와서 좋은이 보행기까지 다 싸가
지고 내려갔지요..
음~ ! 혼자라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
지금 빈방에서 혼자 독수공방 홀아비가 된 좋은이아빠!
큰여우 작은 여우생각에...흐~!
............
지금,
좋은이아빠 혼자 입니다!!!!
1996.4.20 ♥최용우
목요일엔 저녁 10시까지 수업이 있고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갈멜산기도원에 올라가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낮부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수업을 빼먹었으며 기도원에도 오르지
않고 계속 집에 있었습니다. 좋은이랑 장난만 치며...
저녁 8시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장인어른이 위독하시다는 전화...
내일 아침 일찍 내려가보자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준비를 하는데 밤 10시 15분쯤!
장인어른이 소천하셨다는 처남의 전화!!!
아, 만약 내가 학교에 갔다거나 기도원에 올랐다면
내일아침까지 연락할 방법이 없었을텐데
하나님이 학교도 못가게 하시고 기도원에도 못오르게
하신 이유가 있었구나!
1996.4.19 ♥최용우
【느낌! 일흔다섯】 [2]...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내를 겨우 달래놓고
돈지갑을 뒤져보니 돈이 얼마 안된다...
내일은 식목일 공휴일이라 은행도 쉴거고...난감함!
몇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빌려보려 했지만 모두
돈이 은행에 있지 집에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없음.
겨우 이모부의 지갑을 털어 차비를 마련하고 수원역에 전화를
해보니 오늘밤 기차표는 모두 매진이라...연휴라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벌~써 표를 다 예매해 버렸다 합니다...
시골에 전화를 해 보니 장인어른을 앞에두고
급히 내려간 나이어린 처남만이 어쩔줄 모르고 울고 앉아 있다.
아내가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여기저기 연락을...
군포에 사시는 고모님(장인어른의 누님)이 연락을 받고 대성통곡.
그리곤 빨리 택시타고 군포로 오라하신다.
집에 프라이드가 있는데 두집식구들 타고 내려가자고...
급하게 준비를 하여 군포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
1996.4.19 ♥최용우
【느낌! 일흔여섯】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습니다.
요즘 시골엔 사람이 없습니다.
처가가 있는 마을의 청년회장님 나이는 50대 입니다.
동네에서 제일 젊답니다.
처가가 있는 산골짜기의
자그마한 우체국에 들러 우표를 사는데
마침 우체부 아저씨 두분이 자판기의 커피 한잔씩
뽑아들고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더군요.
"아이고~ 어제 나, 곤란한 일을 당했어~"
"아니, 무슨일 있었어?"
"용소 있쟎어. 용소에 올라 갔더니 혼자사는 노인이
어디서 튀어나와서 나를 붙잡고 말벗이나 하자고
울면서 사정을 하는데..아휴~ 불쌍하기도 하고..
몇달동안 사람을 한명도 못만났다지 뭐야~~
오늘도 길목에서 기다린다는데~ 큰일났어!!"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우체부 아저씨를 붙잡고
말벗이 되어달라고 애원을...
요즘 우리들의 고향엔
사람이 없습니다.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일곱】 (3)
(장인어른 소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렇 필요가 없을것 같아 몇가지 느낀점만 적겠습니다)
장인어른은 전형적인 촌로 입니다.
자그마한 키에 이마가 많이 벗겨지고 야무지게 농사를 잘
지으시며 담배는 안피우시는데 술을 무척 즐기십니다.
하지만 전 술을 드시는걸 한번도 못 보았습니다.
사위가 전도사라고,전도사 앞에서 어찌 술을 마실수 있느냐며
화장실 뒤로 돌아가 숨어서 한잔 드시고 들어오시곤 하셨지요.
결혼하기전에 두어번. 그리고 결혼 한 후 서너번...손을 꼽아
보니 장인어른을 뵌게 열번도 안되는군요.
그리고서 그분을 보내며
싸늘하게 식어버린 손을 잡습니다.
살아 생전에 한번도 잡아드리지 못한 손을 죽은뒤에야 잡습니다.
돌아가신지 두번째날 장인어른의 시신을 정성스레 닦으며(염 한
다고 하지요) 그 차가운 느낌의 손을 잡고 많이 울었습니다.
사위가 겨울 잠바를 사왔다며 잠바를 들고 좋아하시던 손.
잡아야 할 손이 있다면 미루지 말 일입니다.
차가운 손이 되기 전에 어서 덥썩 잡을 일입니다.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여덟】 (4)
맏사위는 자식이라지요.
그래서 문상객들을 받아야 했습니다.
살아 생전에 좀 찾아와 뵐 것이지...
동네사람들,가깝고 먼 친척들,회사 동료들이 찾아와 문상을
합니다. 장인어른보다 혼자되신 장모님과 가까운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죽은 사람은 이제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갔
지만 외롭게 혼자남은 장모님에 대한 배려같아서 참 좋았습
니다. 죽은 사람을 보고 문상을 갈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을
보고 문상을 가야 합니다.
반갑지 않은 손님도 더러 있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이 왔다
갔는가 하면 요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분..출마자들...
만약 지금이 선거철이 아니라면 국회의원이 한 이름없는
촌로의 문상을 왔겠는가...생각하니 씁쓸 합니다.
국회의원의 문상을 보고 동네 어른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씀...
" 허~ 성만이가 젤 높구만..국회의원이 다 찾아와 절을하고...
그러게 둑는것도 때를 잘 봐가며 둑어야 혀~"
1996.4.20 ♥최용우
【느낌! 일흔아홉】 (5)
그러니까 좋은이엄마가 젤 대장이고 그 이래로 처남이
25살 처제가 21살.인천과 대구에서 직장을 다닙니다.
무엇보다도 혼자살아야되는 장모님이 젤 걱정입니다.
이렇게 북적대다가 며칠후 다 돌아가버리면 혼자 달랑
남으실 장모님...
그래서 좋은이엄마와 좋은이를 당분간 한달정도만
장모님곁에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국회의원선거하러 올라와서 좋은이 보행기까지 다 싸가
지고 내려갔지요..
음~ ! 혼자라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
지금 빈방에서 혼자 독수공방 홀아비가 된 좋은이아빠!
큰여우 작은 여우생각에...흐~!
............
지금,
좋은이아빠 혼자 입니다!!!!
1996.4.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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