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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달팽이] 짜증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960 추천 수 0 2002.01.11 15: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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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013짜증 1997/11/24 02:31  

  한주일동안 철야작업 (오후 8시 출근하여 밤새도록 일하고 아침 8시에 퇴근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밤새도록 일을 하고나면 아침에는 눈이 조개처럼 딱 붙어서 그저 만사 제쳐놓고 자고만 싶어지지요.. 딴 생각이 안 납니다.
퇴근을 하자마자 이불을 털털 펴고 이불 속으로 들어갑니다. ...불이나도 나를 깨우지 마라...명령을 내려놓고.. 그런데 8시면 밤새 잘 잔 좋은이가 기지개를 켜며 오징어처럼 몸을 비틀며 일어나는 시간이거든요. 일어나자 마자 아빠~~~아빠~~~ 하고 냅다 불러댑니다!!!숨을 죽이고 대답을 안 해도 소용없어요. 이불속에 숨은 아빠를 찾아내고는 그때부터 머리맡에 붙어 "아빠 노올자아~ 아빠 놀자~" 머리밑에 손을 넣어 일으키고.. 그래도 눈을 안 뜨면 간지럼을 태우고.. 뽀뽀세례를 하고 아양을 떨고..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으앙~~~ 하고 싸이랭을 불어버립니다. 그러면 저는 엉엉 울면서 일어나 좋은이랑 놀아줘야 되지요..
....이것은 아빠의 짜증.....

좋은이는 좋은이대로 할말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꿈속에서도 아빠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좋은이도 열심히 놀 권리가 있다..이겁니다. 엄마가 입덧으로 놀아주고 싶어도 놀아줄 수 없으니 하루종일 좋은이는 혼자서 놀아야 하니 얼마나 심심했겠습니까.. 꿈에도 그리던 아빠..나랑 놀아주세요..제가 이쁘지도 않나요???
....이것은 쪼으니의 짜증...

입덧으로 거의 초죽음이 된 아내는 좋은이고 남편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 혼자 몸도 추스리기가 힘들어서 말도 말라..손을 휘휘 내젓습니다. 임신을 하기 전에는 제가 철야
작업을 하고 퇴근을 하면 좋은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거나 이웃집으로 마실을 가서 제가 마음놓고 자도록 배려를 했는데..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자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있습니다.
....이것은 아내의 짜증입니다...

세 사람중 가장 손해를 많이 보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아빠인 저지요...(이크! 뒤에서 두명의 여자가 쩨려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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