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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해와달 2001년 7월호 원고
똥차가 반가워
"워쩔꺼유-. 나라에서 헌 일인디. 다 잘 되자고 헌 일인게 협조 혀야지. 허허허" 갈릴리마을 뒤편에 동주네 논 세마지기가 있습니다.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을 퍼 올려 농사를 짓는 천수답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계곡에 상당히 많은 물이 흘러 이렇게까지는 물 걱정이 없었는데, 워낙 가문 날씨탓도 있겠지만 지난 겨울에 마을에서 계곡 상류에 아이들 팔뚝만한 상수도관 두 개를 묻었기 때문일 겁니다.
계곡으로 흘러내려야 할 물이 상수도관을 통해 마을로 다 빨려 내려가 버리니 올해는 계곡이 아예 말라 붙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낮은 웅덩이를 깊이 파고 졸졸졸 고인 물을 모터로 퍼 올려 농사를 지어 보려고 애를 쓰십니다.
"이거 좀 봐유. 두시간 고여서 10분 퍼 올리면 없다니께유. 허허허" 거의 한달 내내 밤낮 없이 두시간마다 한번씩 논에 나와서 10분 물퍼올리기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워쩔꺼유-.나라에서 한 일인디." 동네사람들이야 상수도 물이 펑펑 나와서 좋지만, 농사를 못 지으면서도 그 섭섭함을 허허허 웃음 속에 감추는 모습이 안타까워 논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갈릴리마을 외등을 켜드리기도 했습니다.
"아유 하나님! 생각해 보셔유우. 이렇게 가물게 하시먼 돈만은 냄들은 코뺑기나 낄줄아셔유? 맨마든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만 죽어 나자빠지지유" - 어부동상회 집사님이 라면 사러간 저를 붙잡고 새벽에 이렇게 기도했다고 열을 냅니다.
"전국에서 우리 군이 가뭄이 젤 심한 것은 군의 높은 양반들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돼지머리 짤라 놓고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여."-이런 이야기도 오고가고. 갈릴리마을 주변의 논들도 가뭄으로 모내기를 하지 못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갈릴리마을 식구들도 덩달아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갈릴리마을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논의 임자는 혼자 사는 할머니이십니다. 언제 모내기를 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논에 나와서 "에휴~! 에구~!" 한숨을 쉬며 논둑을 베기도 하고 물고를 고치기도 하고 "작년 모내기 때는 갈릴리마을 식구들이 도와줘서 월매나 고마웠는지..." 하면서 서로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텔레비젼을 보니 소방차가 물을 퍼 나르기도 하던데요." 아마도 그 말을 잊지 않으셨던가 봅니다.
군청,면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다 죽어간다고 소방차 보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아침에 보니 갈릴리마을운동장에 웬 똥차가 내려와서 벚나무 사이로 호스를 내리고 뭔가를 콸콸콸 퍼내고 있었습니다. 깜짝놀라 달려 나가보니 고무호스에서는 똥이 아닌 시원한 물이 논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똥차가 반가워
"워쩔꺼유-. 나라에서 헌 일인디. 다 잘 되자고 헌 일인게 협조 혀야지. 허허허" 갈릴리마을 뒤편에 동주네 논 세마지기가 있습니다.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을 퍼 올려 농사를 짓는 천수답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계곡에 상당히 많은 물이 흘러 이렇게까지는 물 걱정이 없었는데, 워낙 가문 날씨탓도 있겠지만 지난 겨울에 마을에서 계곡 상류에 아이들 팔뚝만한 상수도관 두 개를 묻었기 때문일 겁니다.
계곡으로 흘러내려야 할 물이 상수도관을 통해 마을로 다 빨려 내려가 버리니 올해는 계곡이 아예 말라 붙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낮은 웅덩이를 깊이 파고 졸졸졸 고인 물을 모터로 퍼 올려 농사를 지어 보려고 애를 쓰십니다.
"이거 좀 봐유. 두시간 고여서 10분 퍼 올리면 없다니께유. 허허허" 거의 한달 내내 밤낮 없이 두시간마다 한번씩 논에 나와서 10분 물퍼올리기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워쩔꺼유-.나라에서 한 일인디." 동네사람들이야 상수도 물이 펑펑 나와서 좋지만, 농사를 못 지으면서도 그 섭섭함을 허허허 웃음 속에 감추는 모습이 안타까워 논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갈릴리마을 외등을 켜드리기도 했습니다.
"아유 하나님! 생각해 보셔유우. 이렇게 가물게 하시먼 돈만은 냄들은 코뺑기나 낄줄아셔유? 맨마든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만 죽어 나자빠지지유" - 어부동상회 집사님이 라면 사러간 저를 붙잡고 새벽에 이렇게 기도했다고 열을 냅니다.
"전국에서 우리 군이 가뭄이 젤 심한 것은 군의 높은 양반들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돼지머리 짤라 놓고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이여."-이런 이야기도 오고가고. 갈릴리마을 주변의 논들도 가뭄으로 모내기를 하지 못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갈릴리마을 식구들도 덩달아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갈릴리마을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논의 임자는 혼자 사는 할머니이십니다. 언제 모내기를 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논에 나와서 "에휴~! 에구~!" 한숨을 쉬며 논둑을 베기도 하고 물고를 고치기도 하고 "작년 모내기 때는 갈릴리마을 식구들이 도와줘서 월매나 고마웠는지..." 하면서 서로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텔레비젼을 보니 소방차가 물을 퍼 나르기도 하던데요." 아마도 그 말을 잊지 않으셨던가 봅니다.
군청,면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다 죽어간다고 소방차 보내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아침에 보니 갈릴리마을운동장에 웬 똥차가 내려와서 벚나무 사이로 호스를 내리고 뭔가를 콸콸콸 퍼내고 있었습니다. 깜짝놀라 달려 나가보니 고무호스에서는 똥이 아닌 시원한 물이 논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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