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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가시빼기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2163 추천 수 0 2002.01.20 05: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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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062】2001.6.2. 가시빼기

운동장 모르모트 주변에서 놀던 좋은이가 산딸기줄기를 손으로 만졌는지 그만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혔습니다. 아프다고 달려온 좋은이의 손을 보니 가시가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바늘을 찾아왔더니 좋은이가 그 바늘을 보고는 그만 겁에 질려 눈이 솔방울만 해졌습니다.
"아..아빠..싫어..기냥 가시 안 뺄래. 안 아퍼" 주먹을 꼭 쥐고는 손을 펴지 않으려고 합니다. 살살 달래도 말을 안 듣고, 공갈 협박 온갖 회유에도 꼼짝 안 하더니 급기야 엉엉 대성통곡을 하며 울어버립니다. 뭔 일인가 하고 달려온 엄마가 아빠와 딸의 토닥거리는 모습을 보더니 기가 막힌 지 말을 잃었습니다.
호랑이 같은 엄마 앞에서 할 수 없이 항복하고 살그머니 손을 내밀며 좋은이가 울먹입니다. "아...아빠.. 기도해 주세요. 엉엉 아빠...손 수술 안 받아도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빠, 좋은이 죽으면 천국 가는 거죠?"
울고불고 야단이 난 좋은이를 꼬옥 안고 웃음이 나오는걸 겨우 참으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그새 엄마가 1초도 안 되는 눈깜짝 할 사이에 가시를 빼내었구요.
이렇게 간단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너무 간단한 수술(?)을 끝낸 좋은이는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난리를 피운 것이 쑥스러웠던지 눈물이 가득한 그렁그렁한 얼굴로 씨익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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